HJ중공업, 美 해군 MRO 진출 초읽기… 친환경·특수선 투트랙으로 '해양수도 부산 재부상' 견인

▲HJ중공업에서 건조한 친환경컨테이너선 (사진제공=HJ중공업 )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잇따라 성공한 HJ중공업이 미국 해군 함정 정비사업(MRO) 진출을 눈앞에 두며 하반기 조선업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부산 조선산업 생태계의 핵심 기업인 HJ중공업이 글로벌 해양 방산시장으로 외연을 넓히면서 지역 산업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HJ중공업은 지난 7월 에이치라인해운으로부터 1만8천㎥급 LNG 벙커링선 1척을, 9월에는 오세아니아 선주사로부터 6,400억 원 규모의 8,85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 4척을 잇달아 수주했다.

선주 측이 품질과 납기, 기술력을 이유로 직접 발주한 점에서 HJ중공업의 친환경 선박 경쟁력이 입증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美 해군 실사단 영도조선소 방문… MRO 사업 자격 심사 '긍정적 평가'

특수선 분야에서는 미국 해군의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미 해군 해상체계사령부(NAVSEA) 실사단은 HJ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직접 방문해 함정 정비 능력, 품질·보안 관리체계 등을 점검했다.

HJ중공업은 이미 서류·기술역량 평가를 통과했으며, 현장실사 이후 종합평가 결과에 따라 이르면 11월 중 미국 정부와 MSRA(함정정비협약) 체결이 유력시된다.

MSRA는 미 정부가 해외 조선소의 함정 정비 능력과 협력체계를 공식 인증하는 절차로, 체결 시 한국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인 성과가 될 전망이다.

HJ중공업은 이를 계기로 부산·경남 지역 조선기자재 기업들과 함정 MRO 협의체를 구성, 기술·인력·부품 공급망을 지역 산업 생태계와 연계해 '부산형 조선·방산 클러스터'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HJ중공업에서 건조한 해군고속상륙정 (사진제공=HJ중공업 )

자본 확충·기술 고도화로 중장기 성장 구도 구축

최근에는 최대주주가 전량 참여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 재무구조 개선과 친환경·특수선 사업 확대의 기반도 다졌다.

조달 자금은 친환경 선박 기술 고도화, 한·미 MRO 협력 프로젝트(MASGA) 대응, 방산 투자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상반기 기준 HJ중공업의 조선·건설 부문 수주잔고는 총 8조8천억 원으로, 안정적 실적 기반을 확보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전체 사업이 시너지를 내며 균형 성장하고 있다"며 "친환경·특수선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통해 지속 성장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