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 처음 36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다시 3550선으로 밀렸다.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와 미국 기술주 급락, 원·달러 환율 급등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13일 오전 9시 13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60.53포인트(1.68%) 내린 3550.07을 기록 중이다. 장 초반부터 하락 출발한 뒤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2458억 원을 순매도 중이며, 개인과 기관은 각각 1346억 원, 1031억 원 규모로 순매수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 삼성전자는 2.75%, SK하이닉스는 4.44%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0.83%), 삼성바이오로직스(-0.30%)도 약세를 보이는 반면 두산에너빌리티(0.27%), HD현대중공업(1.17%), 현대차(0.12%)는 소폭 상승세다. 코스닥 지수는 1.33% 내린 848.18을 기록 중이다.
같은 시각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430원을 돌파하며 5월 2일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중 갈등 격화 우려로 글로벌 달러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외국인 매도세가 가세하며 환율이 급등했다.
하락 배경에는 주말 사이 불거진 미·중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응해 다음 달 1일부터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증시가 요동쳤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1.9%, 나스닥은 3.56% 급락했다. 엔비디아(-4.89%), 테슬라(-5.06%), 애플(-3.45%) 등 주요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 4월 관세 전쟁 이후 잠정 휴전 상태를 유지해왔지만, 이번 발언으로 긴장이 재점화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해치려는 게 아니라 돕고 싶다”고 밝히고, 중국 상무부 역시 “싸움을 바라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정면충돌은 피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1.42포인트(1.33%) 내린 848.18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의 단기 과열과 반도체 편중 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3600 돌파는 오버슈팅(과열)으로 보인다”며 “시장 전반이 아닌 반도체 중심의 급등세로, 과열권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깜짝 실적’이 이미 선반영됐다”며 “14일 잠정 실적 발표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