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6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 발표
HMGMA 필두로 현지 생산 속도 가속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격변 속에서도 위기 돌파형 리더십을 입증했다. 특히 국내 기업인 가운데 처음으로 백악관 단상에 올라 고율 관세에 맞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하며 ‘이순신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올해 3월 국내 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백악관 단상에 올라 대미 투자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7월 한·미 정상회담 직후에는 기존 210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를 추가로 늘리며 투자 의지를 재확인했다. 향후 4년간 △자동차 △부품·물류·철강 △미래산업·에너지 등 핵심 분야에 투자가 집중된다.
정 회장의 결단은 미국발 관세위기라는 악재 속 선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된다. 당시 글로벌 기업들조차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정 회장은 “우리가 미국에 진출한 이래 가장 큰 규모의 투자”라며 “이번 투자 약속의 핵심적인 부분은 철강과 부품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위기 상황 속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그의 리더십은 빛을 발하고 있다. 정 회장은 대미 투자에 이어 현지화에도 속도를 내며 최대 판매처를 놓지 않으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올해 1분기 가동률이 50% 수준에서 상반기 기준으로 72.6%까지 빠르게 늘었다.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도 본격화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현재 아반떼·쏘나타·그랜저·팰리세이드 등 기존 8종의 하이브리드 차종을 18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종료 이후 전기차 판매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내연기관과 전동화의 중간지대인 하이브리드를 차세대 주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와의 차량 공동 개발에 나서는 승부수도 띄웠다. 현대차와 GM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픽업트럭, 전기 밴 등 차량 5종을 공동 개발해 2028년 출시하고 북미·남미에서 운송·물류에 관한 공동 소싱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내 투자와 협업은 관세 정책에 대응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기회를 확대해 모빌리티를 비롯한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경제 협력이 더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