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코스피 상단 3800까지” vs 보수론 “3600 안팎”

추석 연휴가 끝난 뒤에도 한국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와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연말까지 코스피가 38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제기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증권 업계에서는 4분기 코스피 밴드를 3200~3800으로 제시하며 연말 지수가 3800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실적 개선과 외국인 수급 유입이 맞물리며 상단을 추가로 높일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증시 랠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2일 “코스피 3500 돌파는 한국 경제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며 “추세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최고위층까지 ‘코스피 자신감’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연휴 직전인 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93.38포인트(2.70%) 오른 3549.21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 3500 고지를 넘어섰다. 외국인이 3조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9만전자’와 ‘40만닉스’에 올라서며 장세를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도 854.25로 마감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이 불기둥을 내뿜었다. 삼성전자는 장중 9만300원까지 올라 9만전자를 탈환했고, SK하이닉스는 40만45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삼성·하이닉스와 전략 동맹을 발표하며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기대를 키운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마이크론 급등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상승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증권가는 연휴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정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추석 전후 코스피 흐름을 보면 연휴 직전 일주일간은 평균 -0.43%로 부진했지만, 연휴 이후 일주일간은 +0.51% 반등했다”며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개인은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전환하는 패턴이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종별로는 반도체·에너지·소프트웨어가 강세를 보이고, 소매·철강·기계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며 “특히 반도체는 글로벌 금리 인하 사이클과 맞물릴 때 상승 탄력이 더 커졌다”고 덧붙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증권은 4분기 코스피 범위를 3200~3800으로 제시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보다 다소 보수적으로 3030~3650 수준을 예상했다. 지난달 말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다수는 상단을 3600 안팎으로 제시했지만, 최근 기업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이 이뤄지는 분위기를 고려하면 상단을 더 높일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이벤트도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미국 ISM 제조업지수 신규수주, 9월 고용지표, FOMC 의사록은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를 가늠할 핵심 변수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단체관광 재개와 APEC 회의 참석 가능성은 호재로 작용하는 반면, 미국 정부 셧다운 우려와 통화스와프 협상 난항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기관 매수세가 유지된다면 연말 3800선까지 가능하다”면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과제로 지적했다.
지속 가능한 상승을 위해선 외국인 수급 의존에서 벗어나 개인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3분기 들어 18조4325억 원을 순매도하며 ‘국장’을 떠났고, 이는 1998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규모다. 9월 코스피 회전율도 0.58%로 올해 최저 수준에 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