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반등·원화 약세에 신중론 확산"
"APEC 정상회의·대미 협상 결과가 분수령"

한국은행이 오는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반등, 원화 약세, 대외 통상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정책 전환 시점이 11월로 늦춰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9일 Citi그룹은 당초 10월 23일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쳤지만, 이를 11월 27일로 수정했다고 밝혔다.
Citi그룹은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 금통위원들의 발언도 매파적이었다"며, "원화의 비대칭적 절하 위험까지 고려할 때, 10월보다는 11월 인하가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BNP파리바 역시 같은 날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은 금리를 내리고 싶어하지만, 10월 인하는 여건상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서울 집값 흐름과 미·중 관세 협상 상황이 더 뚜렷해질 때까지 기다릴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특히 Citi는 11월 1일 예정된 한·미 APEC 정상회의를 중요한 분기점으로 꼽았다. 정상회담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기금 협상이 타결되느냐 여부가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합의가 지연되면 인하 시점은 내년 1분기로 밀릴 가능성도 거론됐다.
BNP파리바는 환율 여건을 부담 요인으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선을 넘어선 상황에서 성급한 인하는 원화 추가 약세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환율은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관세 협상 지연과 미국 물가 흐름이 불확실성을 높이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 회복과 반도체 수출 호조 등 긍정 요인이 존재하지만, 건설 경기 부진과 무역 불확실성으로 성장세가 여전히 취약하기 때문이다.
BNP파리바는 "정책금리는 결국 2.25%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시점은 물가·환율·통상 환경이 어느 정도 안정된 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iti 역시 "정책 기조는 완화 방향이지만, 속도 조절이 불가피하다"며, "10월 대신 11월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10월 금통위보다는 11월로 옮겨가고 있다.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에 맞춰 한국은행의 첫 추가 인하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