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서 세계 1위로…K조선, 마스가 타고 재도약

입력 2025-10-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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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과 불황 넘나든 한국 조선업 반세기
中 추격·수주 피크아웃 우려 속 차세대 성장동력 시험대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사진제공=HD현대중공업)

한미 관세 협상의 지렛대가 됐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는 국내 조선 산업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그러나 한국 조선업이 항상 순풍을 탔던 건 아니다. 지난 수십 년간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며 굴곡진 역사를 써왔다.

현대적 의미에서 한국 조선 산업의 출발점은 1970년대로 본다. 박정희 정부의 중화학공업화 정책에 따라 1972년 현대중공업이 황무지나 다름없던 울산 미포만에 조선소를 세운 게 그 시작이었다.

당시 정주영 회장이 외자 유치를 위해 선박 컨설턴트 회사 애플도어의 롱바텀 회장을 찾아가 500원짜리 지폐에 그려진 거북선을 보여주며 “우리는 영국보다 300년 앞서 철갑선을 만들었다”고 설득해 추천서를 받아낸 일화는 유명하다.

현대중공업은 그리스 리바노스로부터 26만t(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하며 세계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1973년 거제 옥포조선소(한화오션 전신), 1974년 삼성중공업이 차례로 출범하며 본격적인 산업화의 물꼬를 텄다.

2000년대 들어 국내 조선업계는 ‘초호황기’를 맞았다. 글로벌 해운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2007~2008년 빅3는 사상 최대 수주를 기록했고,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의 40%를 돌파하면서 명실상부한 조선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호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세계 교역량이 줄며 신규 발주가 급감했다. 호황기에 우후죽순 늘어난 조선소들은 저가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고, 돌파구로 삼았던 해양플랜트 사업은 주문 취소와 인도 지연이 잇따르며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

불황은 10여 년간 이어졌고, 적자가 누적되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됐다. 일부 중소 조선사는 결국 폐업 수순을 밟았다. 2015~2016년에는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사태와 대규모 부실이 드러나 정부가 긴급 자금 지원과 구조조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은 또 다른 위기였다. 세계 무역이 위축되면서 발주 심리가 얼어붙었지만, 국내 조선사들은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체질을 바꾸고, 국제해사기구(IMO) 환경 규제 강화와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난 친환경 선박 발주를 선점했다.

2023년에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한화오션’이 출범했고, 마침내 빅3 모두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조선 산업의 앞날을 두고 전망은 엇갈린다. 중국은 저가 선박뿐만 아니라 한국이 주력하는 고부가 선박 분야에서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쏟아진 발주가 ‘피크아웃(정점 통과)’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에서는 마스가 프로젝트를 계기로 미국의 조선업 재건 과정에 한국이 상선뿐 아니라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나아가 함정 건조까지 참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현재 호황을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다음 시험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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