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팬이 만든 체류형 관광"…프로야구, 지역관광 전략의 새 키워드

입력 2025-10-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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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야구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5일 프로야구는 누적 관중 1090만1173명을 기록했다. 이는 635경기 만에 세운 단일 시즌 역대 최다 기록이다. 2025.09.07. (뉴시스)
▲지난달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야구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5일 프로야구는 누적 관중 1090만1173명을 기록했다. 이는 635경기 만에 세운 단일 시즌 역대 최다 기록이다. 2025.09.07. (뉴시스)

프로야구가 지역관광의 새로운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1000만 관중 시대'가 자리 잡은 KBO 리그가 지방 구장을 중심으로 숙박·외식·관광을 동반한 '체류형 스포츠 관광'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방자치단체와 구단이 이 흐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역관광의 지속가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야놀자리서치가 최근 발간한 '프로야구를 활용한 지역관광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팬들의 원정 관람은 이미 지역경제에 뚜렷한 파급효과를 내고 있다. 조사 결과 원정 팬의 76%는 경기 시작 전 간식·식사를 구매했고, 60%는 지역 카페·맛집을 찾았다. 경기 후에도 46%가 외식, 40%가 주점을 이용하는 등 경기 종료 뒤에도 소비가 이어졌다.

특히 부산·창원·광주 등은 야간 경제 참여도가 높았다. 부산에서는 경기 후 주점을 찾은 응답자가 52%에 달했고, 창원에서도 47%가 유사한 행태를 보였다. 이처럼 원정 팬들이 단순히 경기를 보고 돌아가는 수준을 넘어, 지역의 저녁·야간 경제를 이끌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보고서는 '거리 임계점' 개념을 통해 프로야구 관람이 체류로 전환하게 되는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수도권과 200km 내에 있는 대전의 경우 당일 관람 후 귀가가 용이해 숙박 전환율이 50% 수준에 그쳤지만, 300km 이상 떨어진 광주·부산·창원에서는 65% 이상이 숙박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부산은 무려 86.8%로 가장 높은 체류 전환율을 보였다.

이는 구단과 지자체가 지역별 교통·입지 여건을 고려한 맞춤 전략을 세워야 함을 시사한다. 대전은 KTX를 활용한 당일 방문이 많아 야간 관광 콘텐츠 강화가 필요하고, 반대로 부산은 이미 체류형 모델이 확립돼 장기 체류형 패키지로 발전시킬 여지가 크다.

보고서는 해외 사례도 눈여겨봤다. 일본 라쿠텐 모바일파크는 테마파크형 구장을 만들어 비경기일에도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미국 MLB 구단들은 숙박·교통을 묶은 원정 패키지로 원거리 팬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히로시마 카프는 구단 박물관·선수 기념비를 방문하는 '성지순례 코스'를 통해 도시 브랜드와 구단 정체성을 결합했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KIA 타이거즈 경기와 관광지를 묶은 '야구광 트립'을 선보였고, 창원시는 NC 다이노스와 함께 투어패스+경기 티켓 패키지를 출시했다. 이처럼 구단과 지자체가 협력하는 모델은 스포츠관광을 도시 홍보정책과 접목하는 수단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보고서는 프로야구를 지역관광의 지속 가능한 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두 가지 조건을 강조했다. 먼저 구단은 스스로를 단순한 스포츠팀이 아닌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했다. 스타디움 투어, 구단 박물관, 비시즌 콘서트 등 365일 방문 가능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지자체는 구단을 단순 임차인이 아닌 '공동 투자 파트너'로 인식하고, 데이터 기반의 맞춤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시별 입지와 교통 여건을 고려한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프로야구는 이제 단순한 리그 흥행을 넘어, 지방 도시 경제와 관광을 견인하는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000만 관중 시대는 그 잠재력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구단과 지자체가 협력 거버넌스를 마련하고 K-응원 문화까지 관광 자원으로 확장한다면 프로야구는 지역관광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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