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픈AI와 플로팅DC 공동개발
정부, 국가 AI 전환 협력 지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픈AI가 주도하고 있는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DC) 구축 사업에 차세대 반도체를 대규모로 공급하기로 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연쇄 회동을 통해 인공지능(AI) 사업 협력을 폭넓게 논의했다. 이번 협력이 한국 기업의 글로벌 AI 생태계 확장에 본격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란 오픈AI를 중심으로 대규모 글로벌 AI DC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 회장과 올트먼 CEO는 1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글로벌 AI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LOI(의향서)를 체결했다. 오픈AI와 LOI를 체결한 삼성 관계사는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4개다. 이들은 오픈AI의 전략적 파트너사로서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양 기술 등 각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시켜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LOI를 통해 삼성SDS는 오픈AI 모델을 사내 업무시스템에 도입하길 원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컨설팅 △구축 △운영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삼성SDS는 국내 최초로 오픈AI 기업용 서비스를 판매하고 기술지원할 수 있는 리셀러 파트너십을 체결해 향후 국내 기업들이 ‘오픈AI 챗(Chat)GPT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의 진보와 발전을 위해 오픈AI와 협업하고, 특히 플로팅(Floating)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
플로팅 데이터센터는 해상에 설치하는 첨단 데이터센터로, 육지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할 때보다 공간 제약이 적고 열 냉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탄소 배출량도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술적 난도가 높아 몇몇 국가에서 상용화를 위한 연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부유식 발전설비 △관제센터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 회장과 올트먼 CEO는 이날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오찬 회동을 갖고 메모리 공급 의향서(LOI)와 서남권 AI DC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트먼 CEO가 방한해 최 회장과 만난 건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T 사장 등 SK그룹의 핵심 경영진과 김경훈 오픈AI 한국법인 총괄 대표 등도 함께 참석했다.
이번 협력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파트너로 참여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웨이퍼 기준 월 최대 90만 장 규모의 HBM 공급 요청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현재 전 세계 HBM 생산 능력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오픈AI의 AI 가속기인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전략 실현을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한편, 양사 간 협업 역시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구체적인 방식은 향후 추가 논의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 HBM 시장 선두주자인 SK하이닉스가 기술력과 공급 역량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SK텔레콤은 한국 서남권에 오픈AI 전용 AI DC를 공동 구축해 ‘한국형 스타게이트’를 실현하기로 했다. AI DC를 기반으로 B2C·B2B AI 활용 사례를 발굴할 뿐만 아니라 차세대 컴퓨팅과 데이터센터 솔루션의 시범 운용까지 협력한다. SK그룹이 추진 중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과 함께 동서를 연결하는 AI 벨트를 구축해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하고 대한민국 전역의 AI 대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은 이번 협력에 관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SK가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며 “메모리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SK의 통합 AI 인프라 역량을 이번 파트너십에 집중해 글로벌 AI인프라 혁신과 대한민국의 국가 AI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올트먼 CEO도 최 회장과의 회동이 어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엄지를 치켜올리며 “정말 좋았다. 훌륭했다”며 화답했다.
한편 이 회장과 최 회장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의 올트먼 CEO 접견 행사에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올트먼 CEO와 만나 한국의 ‘AI 대전환’(AX)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 실현과 AX를 국정 과제로 추진해온 만큼, AI 산업 발전 방향을 묻고 한국 및 한국 기업과의 투자·협력 가능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