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어조에 시장 영향력↑"…연구로 드러난 이창용 효과

입력 2025-10-0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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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성균관대 연구팀, 2008~2023년 총재 발언과 시장 영향 분석
간담회 도중 채권시장 변동성 평상시 대비 7~15배 확대
이창용 총재 어조, 채권 금리에 뚜렷한 영향…전임과 차별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투데이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투데이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이 채권시장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는 사실이 과학적 연구로 확인됐다. 금리 수준보다 총재의 발언 어조가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대 유각준 교수와 성균관대 조두연 교수 연구팀은 한은 경제연구원 학술지 '경제분석'에 발표한 논문에서 2008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한은 총재의 기준금리 결정 직후 기자간담회 발언과 금융시장 반응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기준금리 발표 직후 40분 ▲기자간담회 진행 중 ▲간담회 일주일 전 등 세 시점에서 주식·채권·외환시장의 변동성을 비교했다. 금리 발표 시점은 연합뉴스 1보 송고 시간을 기준으로, 변동성 측정은 연합인포맥스의 1분 단위 선물 가격을 활용했다.

분석 결과 채권시장은 기준금리 발표 직후와 기자간담회 도중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반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은 변동성 확대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총재별로는 차이가 뚜렷했다. 이성태·이주열 전 총재와 이창용 총재 재임 시기에는 기자간담회 도중 채권시장 변동성이 평상시보다 7~15배 확대됐다. 김중수 전 총재 때는 4.2배 수준에 그쳤다.

연구팀은 "금리 수준 자체보다 한은의 경기 판단이나 향후 정책 기조에 시장 관심이 집중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한 기자간담회 어조를 수치화한 '프레스 콘퍼런스 인덱스(PCI)'를 통해 매파적이면 1, 비둘기파적이면 -1에 가까운 지표를 설정했다. 이를 채권 금리 변동성과 비교했다.

회귀분석 결과, 김중수·이주열 전 총재 시절에는 간담회 어조가 채권시장에 통계적으로 뚜렷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성태 전 총재 시절에도 금융위기 여파로 변동성은 높았지만 어조 자체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반면 이창용 총재 재임기에는 시장 변동성이 한층 확대됐고, 그의 간담회 어조가 채권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창용 총재는 전임 총재들과 달리 명확하고 직설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타일로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이끌어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분석에 그쳤던 기존 연구와 달리, 총재의 기자간담회 발언이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을 정밀하게 검증한 첫 사례다.

연구팀은 "한은의 역할은 단순히 기준금리 조정에 머물지 않고,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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