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부터 ‘베이비 그랜지’까지, 다양한 페어링을 경험
'멀티 리전·멀티 빈야드'...도전·실험정신 엿볼수 있는 맛

프랑스에 보르도나 부르고뉴가 있다면 호주에는 ‘펜폴즈(Penfolds)’가 있다. 펜폴즈는 호주 1위 와이너리이자 국보급 와인이라고 불리는 ‘그랜지’의 본고장으로, 호주 정부가 최초이자 유일하게 ‘국가문화재’로 선정한 와인 브랜드다. 와인 수입사 금양인터내셔날을 통해서만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펜폴즈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금양인터내셔날에서도 5위에 드는 브랜드다.
지난달 30일 금양인터내셔날이 심퍼티쿠시 여의도점에서 진한 시음회에서는 4가지 펜폴즈 제품을 페어링과 함께 맛볼 수 있었다. 와인은 △티에노 샴페인 로제 NV △빈 311 샤르도네 △맥스 쉬라즈 △BIN 389 카베르네 쉬라즈가 준비됐다. 음식은 △들기름 마요 알배추 샐러드 △갈릭새우타르트 △매콤곱창파스타 △고추오일명란크림파스타 △김치볶음밥 아란치니 △티라미수가 제공됐다.
첫 잔은 ‘펜폴즈 티에노 샴페인 로제 NV’로 시작했다. 티에노 샴페인 로제 NV는 펜폴즈가 프랑스 상파뉴 지역의 샴페인 하우스 ‘티에노’와 협업한 로제 샴페인으로 샤르도네(30%)와 피노누아(20%), 피노 뫼니에(50%)가 블렌딩된 제품이다. 편안한 산도와 부드러운 기포가 특징적이며 그리고 마시자마자 만다린과 라즈베리 풍미가 즉각적으로 전해졌다.
함께 곁들인 들기름 마요 알배추 샐러드와도 잘 어우러졌다. 느끼함을 잡아주는 상큼함이 균형을 맞췄다. 핑크 자몽, 만다린 마멀레이드류의 시트러스한 풍미에 툴루즈 바이올렛, 백합의 향기, 이어 체리 콩피튀르의 향도 은은하게 느껴볼 수 있다.
‘빈 311 샤르도네’는 따르자마자 노란빛의 색감이 눈길을 끄는 화이트 와인이다. 샤르도네 100%로 만들어진 해당 제품은 코를 대자마자 느껴지는 오이, 라임 등의 향이 특유의 청량함을 만들어내 인상적이었다. 라이트한 텍스처, 절제된 산도 등의 조화가 느껴졌다. 갈릭새우타르트와도 잘 어우러져 음식의 맛을 극대화하면서도 깔끔하게 마무리된다는 인상을 받았다.
3번째로 마셔본 ‘맥스 쉬라즈’는 쉬라즈 100% 레드와인으로 블랙베리와 자두 풍미에 스파이스가 은근하게 깔려있었다. 맥스 쉬라즈는 12개월 간 오크 숙성을 통해 얻어진 감미로움과 탄닌의 실키한 텍스처를 특징으로 한다. 펜폴즈 ‘맥스’ 라인은 그랜지를 양조한 와인 메이커 맥스 슈베르트를 기리며 만든 제품으로 펜폴즈의 집약된 양조 노하우를 경험할 수 있는 제품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맛을 본 ‘BIN 389 까베르네 쉬라즈’는 ‘베이비 그랜지’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까베르네 소비뇽 51%, 쉬라즈 49%로 블렌딩된 이 와인은 그랜지를 숙성한 같은 오크 배럴에서 숙성을 거친다. 12개월 간의 숙성을 거치는 BIN 389 까베르네 쉬라즈는 시간이 지날수록 풍미가 깊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한 모금만으로도 블랙 프룻츠 풍미에 산미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미묘하게 느껴지는 흑연 등의 향이 복합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베이비 그랜지’다운 부드러움을 자랑했다. BIN 389 까베르네 쉬라즈와 맥스 쉬라즈 모두 다소 기름진 곱창 파스타 등과 잘 어울러졌다.
펜폴즈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는다.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특정 지역 포도만을 고집하지 않는 ‘멀티 리전’ 혹은 ‘멀티 빈야드’ 철학으로 포도 작황이 좋지 않은 해에도 일관된 품질과 펜폴즈 특유의 하우스 스타일을 유지한다”며 “또한 프랑스나 미국 나파밸리에서도 와인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도전, 실험정신이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를 상징하는 것이 또한 그랜지다. 1950년대 수석 와인메이커 맥스 슈버트가 보르도 와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지만, 초반에는 혹평을 받았다. 이사회에서 생산 중단을 명령했으나 그는 몰래 양조를 이어갔고, 결국 세계적 명성을 얻어 호주 국보로 지정됐다. “돈 주고 살 수 있는 유일한 국보”라는 수식어가 붙은 배경이다.
금양인터내셔날이 펜폴즈 수입권을 확보한 뒤 5배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특히 BIN 389는 20만~30만 원대 가격에도 불구하고 애호가들 사이에서 ‘합리적인 프리미엄 와인’으로 불린다. 한정 수입되는 그랜지는 높은 가격대에도 빈티지가 출시되자마자 완판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