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시장점유율 확대에 긍정적 이슈
주력 910C 칩 생산량 60만 개로 확대
블룸버그 “목표 달성 쉽지 않을 것”

화웨이테크놀로지가 엔비디아를 넘어 중국 최대 인공지능(AI) 칩 공급업체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화웨이는 현재 자사의 주력 제품인 ‘910C 어센드’ 칩의 연간 생산량을 내년 60만 개로 늘리기로 했다고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 통제로 칩 생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올해의 약 두 배 수준이다. 910C는 화웨이가 자체 기술로 상용화에 성공한 최신 AI 칩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910C의 후속모델 910D 10만 개 양산도 계획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70만 개의 첨단 AI 칩을 시장에 풀 수 있게 된다.
화웨이의 이러한 계획은 현재 보유한 반도체 재고와 생산 수율을 모두 고려해 세운 전략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단순 청사진이 아닌 자사의 현실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실현할만한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첨단 칩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위기를 기회로 삼아 첨단 반도체 자립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기업들에 엔비디아 칩 사용을 자제하도록 압박한 것도 화웨이의 생산량 확대 계획 수립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 전용 칩인 ‘H20’ 판매량은 100만 개에 달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와 중국 정부 압박 등으로 올해 2분기 중국 고객에 H20을 한 개도 판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칩이 중국 테크 기업들이 원하는 조건을 충족한다면 엔비디아의 판매량을 상당 부분 잠식할 판이 깔린 셈이다.
이미 화웨이는 최근 향후 3년간의 AI 반도체 출시 계획을 발표하는 등 엔비디아를 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 화웨이는 반도체 설계 역량이나 상용화 일정 등을 밝히지 않았다.
내년 이후로는 엔비디아 칩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의 수출 통제로 화웨이는 7nm(나노미터·10억 분의 1m) 미만의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쓸 수 없다. 이에 화웨이는 4나노 공정으로 생산되는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보다 두 세대 뒤처진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고객사들은 현재 화웨이의 AI 칩을 추론, 즉 이미 학습된 AI 모델을 실행만 하는 제한적 용도로만 써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화웨이는 7나노 기술이라도 크게 개선해 주요 고객사가 머신러닝까지 포함해 AI 알고리즘을 전면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7년부터 새롭게 개선된 칩이 나올 예정이다.
다만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량 확대 계획이 수율 문제 등으로 성공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의 수출 제재로 7나노 미만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입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우회 루트로 장비 수입을 노리더라도 시간이 지체될 가능성이 크다.
화웨이 측도 출시 계획 발표 행사에서 반도체 제조 공정에 어려움이 커지면 상용화 시기가 내년이 아닌 2027년이나 그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기술 면에서 큰 진전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생산 수율이 기대 이하인 상황을 타개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화웨이가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은 아직 험난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