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희토류광산 운영사 주가 두달간 118% 급등
美中 공급망 경쟁에 정책지원·민관협력 봇물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갈등이 심화하며 전략자원인 희토류와 리튬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PLUS 글로벌희토류&전략자원생산기업 상장지수펀드(ETF)는 60.3% 상승했다. 이는 레버리지ㆍ인버스 ETF를 제외한 전체 국내 상장 ETF 중 수익률 상위 2위에 해당하는 성과다.
해당 상품은 채굴을 포함해 정제ㆍ공급 등 희토류 관련한 기업들을 구성 종목으로 삼고 있다.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을 쥐고 있는 중국의 중국북방희토류하이테크, 성허자원홀딩스 등 기업과 희토류, 리튬 사업을 하는 미국과 호주의 MP머티리얼즈, 리나스레어어스 등을 편입한다.
같은 기간 서학개미는 미국 증시에서 MP머티리얼즈를 1억2117만 달러 순매수했다. MP머티리얼즈는 미국 내 유일한 희토류 광산 운영사로 완전 통합 희토류 채굴과 처리 시설을 소유하고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한 MP머티리얼즈 주가는 7월 초(31.49달러) 대비 이달 26일(현지시간) 기준 117.9% 급등한 상태다.
중국이 미국 고율 관세 부과에 대응해 희토류 수출 통제에 나서자 미국도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대응에 나서며 희토류 가치가 조명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희토류는 금, 은처럼 선물 시장이 마련돼 있지 않아 직접 투자가 어려워 주식과 간접투자 상품에 자금이 몰려간 것으로 보인다.
희토류는 전기차와 풍력발전, 방산, 우주·항공 등 친환경·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원자재다. 희토류는 전 세계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제적으로 채굴하고 정제하기는 어렵다. 미국 컨설팅사 알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중국은 희토류 전 세계 수출의 70%, 정제 능력에서는 85%, 관련 합금 생산에서는 90%가량을 각각 차지하는 희토류 강국이다.
중국은 미국 반도체 수출 통제와 관세에 맞선 카드로 희토류를 꺼내 들었다. 미국은 희토류 자석을 외부에서 공급받지 못하면 미국 자동차, 항공기 등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이에 미국은 공급망 자립을 위한 민관 협력에 착수했다. 하반기 미국 국방부는 MP머티리얼즈에 4억 달러 규모 우선주를 투자해 지분 약 15%를 획득하며 최대 주주에 올랐다.
자원 안보에 적극적인 미국의 움직임은 또 다른 전략 물질인 리튬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리튬 광산 개발사 리튬아메리카스에 회사 지분 최대 10%를 요구하며 대출 조건 재협상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22억6000만 달러 규모 에너지부 대출 조건을 재협상 조건으로 걸었다.
리튬아메리카스는 미국 최대 리튬 광산 개발 프로젝트 ‘태커 패스’ 사업 주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태커 패스 광산이 2028년 1단계 가동을 시작할 경우, 연간 4만 t(톤) 탄산리튬(LCE)을 생산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미국 내 리튬 생산량은 전무한 수준이며, 중국의 지난해 리튬 광산 생산은 약 1만4000t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약 17%를 차지한다.
조윤경ㆍ김성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튬 광산 수익성 악화에도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이유는 태커 패스가 핵심 원료 공급망 확보에 직결되고 대중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의 한 축이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직접 개입은 오히려 프로젝트 지속 가능성과 실행력을 높이는 신호로, 이런 정책 개입은 향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증권가에서는 정책과 공급망 이슈가 투자 기회로 연결될 수 있지만, 수혜 수준은 기업마다 다를 것으로 전망한다. 예컨대 희토류의 경우 공정 단계별로 정책 당국의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희토류 원광부터 영구자석 생산까지 단계별 공정 순서에 따라 미국이 어떤 부분에서 취약한지 짚을 수 있다”며 “업스트림에서는 중희토류 광산 가치가 올라가고 미드스트림 단계에서는 중국이 정책적·기술적 진입장벽을 세운 분리 공정에 정책지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