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한수원 등 에너지 공공기관 대이동…정책·노조·인사 ‘교통정리’ 난제 [기후부 시대]

입력 2025-09-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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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한수원·발전 5사 등 20여 개 기관 기후부로 편입
가스공사·석유공사는 산업부 잔류…정책 이원화 불가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9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환경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환경부)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9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환경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환경부)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내달 출범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기후부)에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5사 등 20여 개 에너지 공공기관이 대거 이관된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통합 컨트롤타워’라는 취지지만, 원전 정책 기능의 분산, 공기업 구조조정, 노조 반발, 인사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교통정리’ 난제가 본격화하고 있다.

29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번 조직개편으로 기후부는 환경·에너지 정책을 아우르는 중앙 부처로 확대된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 등 발전 5사, 전력거래소,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기술평가원 등 전력·에너지 분야 핵심 기관이 기후부 산하로 들어간다. 이는 전력 수급 관리와 탄소중립 전략을 환경 정책과 함께 묶어 종합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다.

반면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 같은 자원 관련 기관은 산업통상부 소속으로 남는다. 원전 수출 기능도 산업부에 존치돼, 한수원은 국내 원전 운영은 기후부 지휘를 받지만 해외 원전 수주는 산업부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이원화 구조에 놓이게 됐다.

현장에서는 혼란과 불안감이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는 “소속이 환경부로 바뀐다고 당장 업무가 달라지진 않지만, 지시 체계가 이원화되면 누구 말을 따라야 할지 혼란이 불가피하다”며 “그야말로 ‘우왕좌왕’ 상황이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공기업 관계자도 “정부는 효율화를 내세우지만, 현장에서는 인력 감축이나 조직 슬림화로 이어질까 걱정이 크다”며 “노조 차원에서도 반발이 불가피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 (이투데이DB)
▲한국전력공사 본사 전경. (이투데이DB)

특히, 공공기관 효율화 기조 속에 발전 5사 통폐합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기능이 유사한 5개 발전회사를 그대로 둘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과 함께, 기후부 출범을 계기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노조와 노동계는 “에너지 안보와 고용 안정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갈등이 불가피하다.

정치권 시각도 엇갈린다. 찬성 측은 “에너지·환경 정책을 한 부처에서 통합 관리해야 국제 흐름에 맞는다”고 강조한다. 반면 반대 측은 “규제 중심의 환경부에 발전·공기업까지 몰아넣으면 산업 발전을 옥죄는 결과”라고 지적한다. 특히 원전 정책의 ‘두 갈래 구조’는 국내 원자력 산업의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기후부 출범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공기업 사장단 인사 교체 가능성과 산업부 소속 에너지 관료들의 배치 문제 등 인사 변수도 남아 있다. 부처 위상 변화에 따라 ‘승진 적체’를 겪던 산업부 출신 관료들이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조직 내 세력 균형을 두고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당분간 교통정리 혼선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기후부가 환경·에너지 정책의 균형을 잡는 동시에 공기업 경영 효율화라는 과제를 풀어낼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한 업계 전문가는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기후·에너지 정책의 통합 관리가 필요하지만, 공기업 구조조정이나 정책 기능 분산을 둘러싼 갈등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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