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는 내국인의 여행 소비 순위와 90% 가까이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일상형 소비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공사 측은 “K푸드·K뷰티·K컬처 등에서 소비 패턴이 거의 동일하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 관광을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곳이 유명 관광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홍대의 한 방탈출 카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이미 알려져 있었다. 이에 방탈출을 위한 내부 힌트와 안내는 영어로도 마련돼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한 이용자는 “안에 들어가면 영어랑 한국어로 다 설명돼 있어서 외국인 친구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수치에 따르면 외국인의 방탈출 카페 소비는 전년 대비 1419% 폭증했다.
PC방 역시 외국인들에게는 낯설지만 매력적인 공간이다. 고사양 컴퓨터와 빠른 인터넷 환경 속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C방 문화는 벨기에·프랑스 등 서구권 관광객들에게 특히 신선하게 다가온다. 일부 관광객은 “한국에서 처음 경험해 본 PC방은 마치 거대한 게이밍 라운지 같았다”고 SNS에 남기기도 했다.
편의점도 빠질 수 없는 여행 코스 중 하나다. 불닭볶음면부터 바나나맛 우유까지, 한국의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GS리테일은 알리페이·페이페이 같은 해외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해 외국인 고객 편의를 높였다. 특히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와 말랑카우는 “한국에 오면 꼭 사야 할 간식”으로 꼽히고, 불닭볶음면은 ‘불닭 챌린지’ 열풍으로 전 세계 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불닭볶음면에 치즈나 옥수수 등 색다른 재료를 조합해, 덜 맵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레시피들도 줄지어 생겨나고 있다. 이렇게 편의점에서 즐기는 K-간식 체험이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은 셈이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분석에서도 이런 경향은 수치로 드러난다. 외국인 카드 이용 건수는 올리브영(41%), 박물관(37%), PC방(36%), 편의점(29%) 등에서 크게 늘었다. 서울에 소비가 집중되지만, 부산·경주·속초 등 지방에서도 카페·편의점 중심의 소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측은 “콘텐츠와 관광이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내는 ‘콘텐츠-관광 선순환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며 “K-콘텐츠 노출 이후 전통문화·미식·체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소비 확대로 이어지는 흐름이 명확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