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님의 성공이 곧 PB의 성공이죠.”
두 성취가 맞닿을 수 있는 이유는 ‘관계’에 있다. 숫자와 이율로만 이어지는 일반적인 은행 거래와 달리, 하나은행 영통금융센터의 권현경·오정훈 VIP PB팀장은 고객의 삶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간다. 단순한 자산 관리가 아니라 인생을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 그들이 말하는 ‘PB의 성공’은 바로 그 신뢰에서 출발한다.
최근 위치를 옮겨 새 단장한 하나은행 영통금융센터 VIP실에는 2명의 PB가 있다. 리빙트러스트(유언대용신탁) 전문 과정을 수료해 시니어 특화 상담을 제공하는 6년 차 PB인 권 팀장, 기업대출을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법인 대표 고객의 마음을 아우르는 오 팀장이 한 팀을 이뤄 고객 맞춤 자산관리를 제공한다. 서로 다른 전문성을 갖춘 두 사람의 조합은 한 번 방문하면 모든 상담이 가능한 원스톱 시스템으로 이어졌다.
인터뷰 내내 고객들이 지나가며 두 PB에게 인사를 건넸다. 단순한 편리함을 넘어 관계의 깊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두 사람은 “PB의 역할은 금융상품이 아니라 관계에서 출발한다”고 입을 모았다.
권 팀장은 “고객들과의 거래는 단순한 금융을 넘어 자연스러운 친밀감으로 이어진다”며 “인생 이야기를 존경심을 갖고 듣다 보면 삶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고, 그 경험이 더 정교한 상담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오 팀장도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처음 고객을 만날 때는 상품을 권하기보다는 일상과 과거 이야기를 묻고 귀 기울이면 그 자체로 편안함을 느끼신다”며 “카페처럼 자주 들렀다 가면서 신뢰가 쌓이고, 결국 자산 관리 상담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 팀장의 고객 중 한 명은 비상연락망에 가족 다음으로 그의 연락처를 적어둘 정도로 의지했다.
단순한 스페셜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로서 고객이 원하는 해답을 찾아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권 팀장은 “고객의 도쿄 법인 개설 과정에서 해외 부동산 취득을 상담한 적이 있다”며 “당장 즉답을 내지 못하더라도 먼저 고객과의 상담으로 니즈를 해석하고 적절한 전문가를 연결해 주는 것이 PB의 역할”이라고 했다.
상품 혁신도 PB들의 전문적인 상담을 뒷받침한다. 하나은행은 업계 최초로 금 현물 신탁과 리빙트러스트를 도입해 고객 니즈에 대응해 왔다. 금 현물 신탁은 보유한 골드바나 금 장신구를 맡기면 원화 이자를 받고 만기에는 금으로 돌려받는 구조다. 오 팀장은 “최근 금값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보관만 하던 금에 이자까지 붙여주는 콘셉트라 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리빙트러스트는 유언장을 대신하는 신탁 제도다. 권 팀장은 “유언장은 단순히 재산 이전만 가능하지만, 유언대용신탁은 자산 관리 기능까지 갖췄다”며 “90세 고객도 ‘아직 건강하지만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싶다’며 상담을 요청한다. 생전에는 원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쓰고, 사후에는 지정한 수익자에게 배분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증시 활황과 맞물려 분할매수형 상장지수펀드(ETF)를 찾는 고객도 많다. 하나은행이 2022년 처음 선보인 상품으로, 고객이 설정한 하락 폭(3~10%)에 따라 자동 분할 매수가 이뤄지고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 환매된다. 오 팀장은 “최근 고객들은 ‘국내 주식을 더 살지, 해외 채권·S&P ETF로 갈지’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리 확인해둔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맞춤형 조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PB로서의 목표를 밝혔다. 권 팀장은 “상품 판매를 넘어 인생을 아우르는 종합 자산관리 파트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원스톱 PB를 목표로 한다”며 “법인 대출, 세무, 회계, 법률 등 초기 상담부터 가능해야 전문가 연결 시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