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t 담는 저장탱크 108개 구비
NON-GMO 4년째 국제 인증
시음장에 공들여...연간 2만명 찾아

“하나, 둘, 셋!”
구호와 함께 문을 열자, 탁 트인 홍천강 전망이 눈앞에 펼쳐졌다.
국내 최대 맥주 생산기지인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의 시음장에 들어선 순간이다. 100년 업력의 종합주류회사 하이트진로는 이곳에 1998년 6월 견학관 ‘하이트피아(HITEPIA)’를 설립하고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왔고 작년 8월 하이트피아를 ‘하이트진로 파크(HITEJINRO PARK)’로 리뉴얼, 브랜드 체험 콘텐츠를 강화했다.
강원도 홍천군 구둔산 자락에 있는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은 52만8926㎡(약 16만 평)로 하루 최대 400만 병을 만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맥주 생산기지다. 대표 생산 제품은 △테라 △켈리 △하이트 △필라이트 △수출용 발포주 등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테라 브랜드다. 맥주 공정에는 발효·저장 과정으로 한 달 정도가 소요되기에 판매계획에 따라 주별로 생산 일정이 결정되고, 일별 생산 제품도 다르다.

22일 찾은 공장에선 ‘테라’가 쉴새없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먼저 담금실에서 물과 맥아, 홉을 넣고 끓여 맥즙을 만들고 이 맥즙을 발효하는 과정을 거친 뒤, 저장탱크에서 숙성하면 맥주가 완성된다. 국내에선 보통 20일가량 숙성하는데, ‘켈리’는 두 번 숙성 과정을 거쳐, 하이트진로의 다른 맥주들과 공정 차이가 있다. 강원공장에는 약 600t(톤)가량의 맥주를 담을 수 있는 저장탱크 108개가 구비돼있다.
맥주 원액을 만든 이후 병입 제조 공정을 볼 수 있었다. 긴 컨베이어벨트 위로 테라를 상징하는 초록색 병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었다. 재활용으로 회수된 공병을 컨베이어 벨트 위로 올리면 테라용 병 구분이 시작된다. 분류된 테라용 병은 계속해서 벨트를 타고 시간당 최고 약 6만6000개의 병을 세척하는 기계를 거쳐 맥주 주입기로 이어진다.
최종 주입 공정은 외부와 분리돼 밀폐된 공간에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비열처리 맥주를 저온에서 담기에 세균 침입을 막기 위한 조치다. 주입과 동시에 뚜껑이 닫히는데, 평균 1분에 약 1000개의 병에 맥주가 담겨진다. 테라는 8월 국내 맥주 최초로 세계적 인증기관 ‘NON-GMO PROJECT’에서 4년 연속 인증을 획득했는데, 이는 유전자 변형이 없는 맥아 원료 사용을 인증받은 것이다.

강원공장에서 가장 주목할 곳은 ‘시음장’이다. 하이트진로는 체험형 부스, 굿즈샵 등을 전반적으로 개편해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했다. 기존엔 단순히 바에서 맥주를 마시는데 그쳤다면, 이제는 홍천강 뷰의 고급 맥주바에 들어선 느낌이 가득했다. 시음장 내부에는 저장 탱크를 형상화한 360도 LED 오브제부터 갖가지 포토존, ‘소맥 자격증’ 발급기계 등이 갖춰졌다. 무엇보다 홍천강을 바라보며 맛보는 갓 따른 생맥주는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짜릿한 맛을 선사했다.
하이트진로는 누구나 강원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이 모든 과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강원공장 관계자는 “브랜드 체험을 강화한 덕분에 하루 4번, 20~40명 정도 제한적으로 견을 진행하는 데도 1년에 2만 명 정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맥주는 사실 진짜 관리하기 힘든 품목인데, 본사는 품질 관리에 가장 많은 품을 들이고 있다”며 “테라가 4년 연속 NON-GMO PROJECT 인증을 받은 것도 호주산 원료뿐만 아니라 국내 생산공정까지 심사를 받아 얻어낸 성과”라고 강조했다. 수질 질 1급수의 홍천강물을 양조용수로 활용하는 점도 강점이다. 강원공장 관계자는 “방류 수질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