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자폐 스펙트럼 장애’ 새로운 유전적 기전 규명

입력 2025-09-2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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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정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세계 최대 규모 한·미 자폐 가족 코호트 분석 실시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좌), 안준용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교수(우) (분당서울대병원)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좌), 안준용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교수(우)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유희정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세계 최대 규모의 한·미 자폐 가족 코호트 데이터를 분석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의 새로운 유전적 기전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진은 같은 유전자라도 변이 위치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신규 자폐 연관 유전자 18개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어려움, 의사소통 문제,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및 관심사 등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신경발달질환이다. 부모에게는 없지만, 자녀에게 새롭게 생긴 유전자 변이인 ‘새 발생 변이’를 중심으로 한 유전 연구가 활발히 진행됐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같은 유전 변이를 가진 자폐인이라도 증상이 크게 달라 기존 방식만으로는 해당 변이가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유희정 교수팀은 가족 단위로 유전변이 효과를 측정하는 ‘가족 내 표준화 편차(Within-family standardized deviations)’ 방법을 도입했다. 부모와 형제자매의 임상 점수를 기준으로 삼고 자폐인과의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변이가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평가하는 접근법이다.

연구진은 한국과 미국 자폐 가족 코호트 총 2만1735가구(7만8685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규모 엑솜·전장 유전체 분석을 실시했다. 또한 사회적 반응성 척도 등 다양한 발달·행동 지표를 결합해 분석하고, 가족 단위 임상 점수를 기준으로 유전자 변이가 실제 증상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했다.

▲위치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유전자(PTEN 예시) (분당서울대병원)
▲위치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는 유전자(PTEN 예시) (분당서울대병원)

연구 결과, 같은 유전자 변이라도 변이가 발생한 위치에 따라 자폐인의 증상, 혹은 변이 효과가 달라지는 유전자 11개를 확인했다. 예를 들어 PTEN 유전자는 세포 성장과 신호 조절을 담당하는 유전자인데 일반 부위에 변이가 생긴 자폐인의 사회성 장애 점수보다 핵심 기능 부위(촉매 모티프 영역, 효소가 실제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중요한 부분)에 변이가 생긴 자폐인은 사회성 장애 점수가 두 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존 방식으로는 확인되지 않았던 자폐 관련 신규 유전자 18개를 발굴했다. 기존 유전자들이 주로 신경세포 자체의 기능과 관련이 있다면, 새로 발견된 유전자들은 단백질 변형, 신호 전달 과정, 뇌에서 신경세포를 돕는 보조 세포들의 기능과 관련이 있었다. 자폐가 단순히 신경세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 종류의 세포들이 함께 작용하면서 생기는 복합적인 질환임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족 코호트를 활용해 유전자 변이 효과를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같은 유전자 변이를 가진 자폐인 간 증상이 다른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예후 예측과 맞춤형 중재 전략 개발의 토대를 마련한 부분도 의미가 있다.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족 배경을 고려한 유전자 변이의 새로운 분석 방법은 자폐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자폐인 맞춤형 예후 예측 및 정밀의학적 접근을 통해 자폐의 임상적 이질성과 발병 기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큰 진전이 있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안준용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교수와 함께 진행했으며, 유전체 분야 국제학술지 ‘게놈 메디신(Genome Medicine, IF 11.2)’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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