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오픈AI에 사상 최대 규모 투자…1000억 달러 베팅으로 ‘제2의 인터넷 붐’ 가속

10GW 규모 오픈AI 데이터센터 추진
젠슨 황 “엔비디아 작년 출하 GPU 물량의 2배”
올트먼 “컴퓨팅 인프라, 미래 경제 기반될 것”
엔비디아 주가, 장중 사상 최고치 경신

▲엔비디아가 오픈AI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해 대규모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사진은 샘 올트먼(왼쪽)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출처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대장 기업 엔비디아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협력한다. 엔비디아는 오픈AI와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한다고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가 보도했다.

엔비디아는 오픈AI가 추진 중인 10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자사의 AI 칩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오픈AI ‘비의결권(Non-voting) 지분’ 일부를 확보할 계획이다. 처음 100억 달러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투자가 이뤄질 계획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차 투입액 100억 달러가 실행될 경우 오픈AI 기업가치가 5000억 달러라는 전제 아래, 이는 약 2% 지분에 해당할 것”이라는 월가 전문가의 분석을 전했다. 엔비디아는 최종 투자가 다 이뤄지면 의결권은 없더라도 최대 20%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샘 올트먼 오픈AI CEO, 그레그 브로크만 오픈AI 사장과 함께 CNBC에 나와 “이번 프로젝트는 거대하다. 10GW는 400만∼500만 개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해당한다”며 “이는 엔비디아가 작년에 출하한 물량의 두 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컴퓨팅 인프라는 미래 경제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엔비디아와 함께 대규모 AI 혁신을 창출하고, 이를 사람들과 기업에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와 오픈AI의 이번 파트너십은 AI 열풍을 주도 중인 핵심 기업들이 대규모 협력사업에 나선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오픈AI는 2022년 11월 챗GPT를 출시하며 생성형 AI 열풍을 일으켰으며 주간 활성 이용자가 7억 명에 달한다. 엔비디아는 최첨단 칩으로 AI의 고도화를 이끌고 있다.

▲젠슨 황(왼쪽 세 번째)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샘 올트먼(왼쪽) 오픈AI CEO, 그레그 브로크만(왼쪽 두 번째) 오픈AI 사장이 22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와 인터뷰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출처 美CNBC 동영상 캡처)

엔비디아는 오픈AI를 주요 고객으로 유지할 수 있게 돼 치열해진 AI 칩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픈AI는 엔비디아 의존을 줄이고자 독자적인 AI 칩 설계를 추진하기도 했다.

오픈AI는 초기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소프트뱅크ㆍ오라클과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엔비디아와 손을 잡으면서 현재 진행 중인 인프라 건설에 속도를 내고 엔비디아 AI 칩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MS(약 130억 달러)를 제외하면 오픈AI를 대상으로 한 주요 IT 대기업의 투자가 수십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혁신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1000억 달러는 엔비디아 단일 투자 가운데 최대 규모다. 2020년 ARM 인수 당시 400억 달러를 제시했으나 규제 탓에 인수합병(M&A)이 무산됐다. 같은 해 멜라녹스(Mellanox) M&A 규모도 70억 달러 수준에 그쳤다. IT 매체 테크노베즈는 “이번 파트너십을 시작으로 AI가 ‘제2의 인터넷 붐’을 가져올 것”이라고 낙관했다.

지난달 블룸버그는 “빅테크의 올해 AI 투자가 3440억 달러에 달한다”며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구축 등을 시작으로 초대형 투자 사이클이 본격화했다”고 분석했다. 이 보도는 엔비디아의 이번 1000억 달러 투자 이전에 나온 분석인 만큼 올해 AI 투자는 50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픈AI와 협력 소식에 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93% 급등했다. 장 초반 약세였던 주가는 협력 소식에 반등했으며 장중 184.55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