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말 IRA 종료로 전략 수정
현지 내 친환경차 생산량 확대

현대자동차그룹은 최대 판매처인 미국 시장 변화에 발맞춰 현지 생산과 하이브리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세 리스크와 전기차 보조금 혜택 종료로 인한 악재 속에서도 시장 공략을 위한 적극적인 방어책을 펼치고 있다.
22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HMGMA의 가동률은 올해 1분기 50% 수준에서 상반기 기준 72.6%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앨리배마 공장(HMMA)은 같은 기간 99.6%의 가동률을, 기아 조지아 공장도 101.4%에 달하며 사실상 최대치 수준으로 생산량을 높였다.
현대차·기아는 현지 생산을 빠르게 늘린 배경에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4월부터 수입차에 25% 관세가 부과되며 수천억 원대 손실이 발생했고, 정부 협상으로 15% 인하가 합의됐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조치 지연으로 효력은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양사는 2분기에만 관세 영향으로 총 1조6000억 원의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게다가 이달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종료되면 전기차 판매량도 둔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현지 내에서 하이브리드 생산에 힘을 싣고 있다.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설계된 HMGMA에 이르면 내년부터 혼류 생산 체제를 적용해 하이브리드 모델도 함께 생산한다. 현지에서 판매 중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HMMA에서 생산되는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제외하면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수출되고 있다.
실제 현대차는 최근 미국에서 개최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도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을 총 18개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앞으로 팰리세이드·텔루라이드·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등이 현지 생산 모델로 거론된다.
조직 개편도 병행됐다. 현대차는 최근 앨라배마 공장의 허태양 생산실장(상무)을 HMGMA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허 신임 CEO는 1995년 현대차에 입사한 이후 제조 운영, 전략계획 및 생산 조정 분야에서 근무했다. 그는 미국 내 경험을 기반으로 HMGMA의 최종 입지를 선정하는 과정에도 참여한 바 있다. 현지 경험이 풍부한 인물을 전진 배치해 생산 체제를 유연하게 전환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은 현지 생산과 하이브리드 전략을 통해 미국 시장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HMGMA의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30만대에서 2028년 50만대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중 현지에서 생산되는 차량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라며 “미국 내 두 생산기지인 앨라배마 공장과 HMGMA의 가동률을 높이고 현지 공급망 대응력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