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정태영의 선택…현대카드는 왜 문화에 꽂혔을까

입력 2025-09-20 23:0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태영 "문화 사업으로 브랜드 구축…TV광고 시대 끝나"
"새로운 시도는 경영인의 자존심"
'2025 현대카드 다빈치모텔' 정태영x유희열 대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현대카드 문화 융복합 행사 '다빈치 모텔'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유희열 안테나뮤직 대표가 대담을 가졌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현대카드 문화 융복합 행사 '다빈치 모텔'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유희열 안테나뮤직 대표가 대담을 가졌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호기심은 저희들의 원동력입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현대카드가 오랜 시간 펼쳐온 음악·문화 사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금융업이라는 틀 안에 머물지 않고 매해 문화축제인 '다빈치모텔', '슈퍼콘서트'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온 배경에는 새로움에 대한 정 부회장의 탐구심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현대카드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들을 개척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원동력은 호기심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청개구리 같은 도전 정신…"새로움 개척"

정 부회장은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현대카드 문화 융복합 행사 '다빈치 모텔'에서 유희열 안테나뮤직 대표와 대담을 가졌다.

정 부회장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유 대표는 정 부회장을 '청개구리'에 빗댔다. 전 세계적으로 케이팝(K-POP)이 열풍을 일으키며 음악 산업이 급성장하는 와중에도 정 부회장은 사업적 계산보다는 실험적 시선으로 음악과 문화 사업을 다룬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다빈치 모텔'은 단순한 음악 축제를 넘어선다. 이달 19일부터 약 3일간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화사·다비치·콜드&카키 등 K팝 아티스트와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린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 인공지능(AI)과 창작의 접점을 탐구하는 소니 AI의 마이클 스프랭거, 물리학자 채은미 등 각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류하는 융복합의 장으로 꾸려졌다.

정 부회장은 "사실 누구 한 분만 모셔서 공연 두 시간 하고 끝내는 게 (주최 측 입장에서는) 훨씬 편하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영자와 음악가의 공통점은 자존심"이라며 "똑같이 찍어내는 방식은 자존심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 젊은 친구들이 정말 3일 동안 음악만 듣는다고 행복할 정도로 단순할까 고민했다"며 "채은미 씨가 와서 물리학 강연을 하신 것처럼 소설·과학·지성·영화·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음악과 결합하면 더욱 다채로워진다"고 설명했다.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현대카드 문화 융복합 행사 '다빈치 모텔'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유희열 안테나뮤직 대표가 대담을 가졌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현대카드 문화 융복합 행사 '다빈치 모텔'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유희열 안테나뮤직 대표가 대담을 가졌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정태영의 차별화 전략…문화에서 애플페이까지

문화 사업은 현대카드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해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무엇이든지 '브랜딩'(이미지 구축)이 중요하다"며 "TV 광고로 자기 브랜드를 표현하는 건 이제는 지나가는 세계"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 사업 등을 통해 회사의 신념(belief)을 만들고 쌓아가야 한다"며 "최근 외국의 은행에서 '현대카드처럼 하고 싶다'고 조언을 구하러 온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브랜드 구축의 또 다른 예시로 '애플페이'를 언급했다.

그는 '요즘 왜 슈퍼콘서트를 열지 않느냐'는 유 대표의 질문에 "저는 한동안 슈퍼콘서트보다 '애플페이'를 뚫는 데 훨씬 집중했다"며 "애플페이 역시 회사의 정체성을 쌓아가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2023년 3월, 국내 카드사 최초로 애플페이를 도입해 상품 경쟁력과 차별화를 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부회장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000달러를 넘은 나라 중 'EMV 컨택리스'(EMV contactless) 결제가 안 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지 않았을까 한다"며 "관련해서 고민이 많다"고 설명했다. EMV 컨택리스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결제 단말기에 꽂지 않고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해도 결제가 완료되는 비접촉 결제 방식이다.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현대카드 문화 융복합 행사 '다빈치 모텔'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유희열 안테나뮤직 대표가 대담을 가졌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현대카드 문화 융복합 행사 '다빈치 모텔'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유희열 안테나뮤직 대표가 대담을 가졌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숫자가 답 아니다"…청년 취업자에 전한 메시지

이날 정 부회장은 한 청년 취업준비생으로부터 "브랜딩은 매출로 직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성과를 어떻게 측정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브랜드 구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 관점"이라며 "모호하더라도 긴 흐름을 읽어야 한다"고 답했다.

정 부회장은 "경영의 90%는 모호하다. 드라마에서처럼 '모든 것을 숫자로 설명하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우리 브랜드에 도움이 될 만한 일이라면 일단 시도해보는 게 좋다. 반드시 수치로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요즘 대학생들에게 '나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다'고 말하면 일부는 불편해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하면 너도 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저는 오히려 '다 운이다'라고 말한다"고 했다.

이어 "성공은 전적으로 내 힘만으로 이룬 게 아니라 주변의 도움 덕분인 경우가 많다"며 "힘든 일이 있어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뚫고 나가면 더 편하게 견뎌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현대카드 문화 융복합 행사 '다빈치 모텔'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유희열 안테나뮤직 대표가 대담을 가졌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열린 현대카드 문화 융복합 행사 '다빈치 모텔'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유희열 안테나뮤직 대표가 대담을 가졌다. (김은재 기자. silverash@)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환율 급등에 증권사 외환거래 실적 ‘와르르’
  • 조세호·박나래·조진웅, 하룻밤 새 터진 의혹들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964,000
    • -0.75%
    • 이더리움
    • 4,700,000
    • -0.36%
    • 비트코인 캐시
    • 854,000
    • -2.95%
    • 리플
    • 3,100
    • -4.02%
    • 솔라나
    • 205,500
    • -3.39%
    • 에이다
    • 650
    • -2.26%
    • 트론
    • 426
    • +2.16%
    • 스텔라루멘
    • 374
    • -1.84%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700
    • -1.92%
    • 체인링크
    • 21,070
    • -1.27%
    • 샌드박스
    • 221
    • -3.0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