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산업은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국내 수산물 소비는 고령층 중심의 ‘전통 시장’에 머물러 있고, MZ세대·1인 가구를 겨냥한 가공·간편식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여기에 일본과 노르웨이 등 경쟁국이 ‘기술 표준’을 장악하고 있어, 한국산 등푸른 생선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성’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전갱이(아지)는 국내 수요 기반이 취약해 대부분 일본으로 수출돼 왔는데, 이 과정에서 부가가치의 상당 부분을 일본 가공업체가 가져갔다. 산업 구조상 한국은 원재료 공급국, 일본은 가공·브랜딩 주도국이라는 불균형이 고착화돼 왔다.

이 틀을 흔들겠다고 나선 곳이 부산 스타트업 '대복물산(DBF)'이다. DBF는 지난 16일 '2025 B-플랫폼 유망스타트업 IR&Press 데모데이'에서 'K-SEA FOOD'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고등어와 전갱이를 축으로 한 차세대 수산업 모델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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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복물산은 '안동하회마을고등어' 브랜드로 중·장년층의 선호를 반영한 생고등어·간고등어 제품군을 강화, 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망에 안착하여 안정적 매출기반을 내고 있는 우량 수산기업으로 새롭게 MZ세대·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자갈치 메가리(전갱이)' 브랜드로 간편식·필렛 제품을 앞세워 일본 및 온라인 시장 진출 모색하는 전략안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즉, 세대·국가별 이중 포지셔닝 전략을 통해 고등어와 전갱이 각각의 시장 성격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산으로 수산업의 블루테크 시장에 도전하겠다는 전략안을 내세웠다.
DBF의 강점은 단순한 가공을 넘어 기술 기반 차별화에 있다.
비린내 제거 특허 공정으로 대추 추출물·유산균 발효를 활용해 고등어 특유의 잡내를 최소화하면서 감칠맛을 극대화하고, 저염·친환경 공법으로 천일염·자연재료 기반으로 보존기간을 늘리고 화학첨가물 사용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등푸른 생선류의 보존과 잡내를 제거하는 기술 특허 공정을 두 브랜드에 모두 적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신규 기술 개발 비용을 30% 이상 절감할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점이 주목을 끌었다.
대복물산은 이를 통해 품질 표준과 브랜드 정체성을 동시에 구축해, 일본 주도의 전갱이 가공·상품화 시장에 맞서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한 스타트업의 확장 전략이 아니라, 한국 수산업 전체의 체질 개선과도 맞닿아 있다. 원물 중심 수출에서 벗어나 가공·브랜드·기술 융합형 수출 모델로 전환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대복물산의 행보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한국 수산업은 여전히 원재료 공급국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브랜드 주도국으로 도약할 것인가.
전통적 소비층과 새로운 소비층을 어떻게 동시에 공략할 것인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형 ‘등푸른 생선 표준’을 세울 수 있을까.
DBF의 실험은 이러한 과제를 풀어가는 하나의 실마리다. 단순한 상품 출시는 시작일 뿐, 수산업이 기술·브랜드·시장 전략을 묶어낸 산업 전환기로 들어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줌으로서 '2025 B-플랫폼 유망스타트업 IR&Press 데모데이'에서 뜨거운 시선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