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들 해외 진출 지원하고
주 52시간제 탄력적용 허용해야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와 인공지능(AI) 등 급속한 기술발전, 인구문제와 양극화, 사회 갈등 등 국내외 현안 속에서 한국은 지금 새로운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1960년대부터 2010년께까지의 급속한 고성장, 그 이후의 장기 저성장 시대를 거쳐, 이제 새로운 환경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도약을 꿈꾸어야 할 때다.
그간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끈 핵심 요소로 수출주도의 세계시장 개척, 기술혁신과 생산성 향상, 활발한 기업가정신, 잘 계획되고 실행된 정부정책과 우수인력 등이 강조되어 왔다.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오는 데 대기업들의 기여도 컸지만, 국가경제 발전, 고용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여러 측면에서 중소벤처기업들도 매우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변화의 시대에 중소벤처기업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고 반면 많은 어려움도 안고 있다.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정책의 기조와 방향 설정과 재점검은 그래서 더욱 중요한 현안이다.
우리나라는 그간 벤처기업, 일반중소기업, 지역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다양한 경제주체들을 위해 다양한 중소벤처기업정책을 발굴하고 발전시켜왔다. 그렇지만 중소벤처기업·소상공인들을 위한 정책 방향과 주안점은 그 경제주체 특성과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데, 이처럼 다양한 정책을 하나의 정부 부처에서 함께 집행하는 데 있어 정책의 효과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어려움도 있게 된다.
그래서 정부는 최근 정부조직 개편안에서 중소벤처기업부에 소상공인을 전담하는 제2차관을 신설하여, 제1차관은 중소벤처기업을, 제2차관은 소상공인 정책 수립, 창업 촉진·판로 확보 등 지원·육성과 보호, 소상공인 경영안정 지원 등 관련 업무를 종합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간 소상공인 정책 업무에 대해 여러 조직개편 방안들이 제시되었지만, 일단 제2차관 신설은 중소벤처기업 정책과 소상공인 정책의 차이점을 인식하고 각 정책의 효과적 집행을 위한 바람직한 진전으로 보인다. 제2차관 신설을 통해 소상공인 정책의 특성과 현황을 반영하여 효과성을 더욱 높인 세부 정책대안들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소상공인 지원정책 외에 일반 중소벤처기업정책에도 자금·시장·기술·인력·창업·벤처·글로벌화·정보 등 여러 영역이 있다. 그리고 영역마다 다양한 정책대안이 마련되고 집행되어 왔다. 모든 정책이 다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특히 최근의 급속한 기술변화 속에서 그간 중요성에 비해 다소 성과가 미흡했던 영역들에 대해 특단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 대표적 영역이 중소벤처기업들의 시장창출과 기술혁신 촉진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제발전 원동력의 하나는 수출주도의 세계시장 개척이었다. 즉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한 시장창출 전략이었다. 그간 세계시장 개척 등 글로벌화에 있어서 대기업들에 비해 중소벤처기업의 역할은 많이 위축되었는데, 이제 중소벤처기업들을 위한 시장 창출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중소벤처기업들도 해외진출 등을 위한 역량과 의지를 강화할 때다.
중소벤처기업 시장창출 정책에는 창업 활성화 및 규제 완화, 해외진출 지원, 대·중소기업 협력 강화, 중소벤처기업 제품의 정부 및 공공기관 구매 촉진 등이 있다.
이러한 시장창출 정책이 현재에도 마련되어 있지만, 실제적 정책지원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순위 결정, 그리고 선별된 기업들에 대한 획기적 지원으로 실제적인 성과로 연결되도록 해야한다.
또 하나의 영역은 기술혁신 촉진정책이다. 특히 ‘인공지능 3대 강국’ 등 혁신기반의 미래를 꿈꾸는 현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의 혁신적·파괴적 기술혁신 지원은 매우 필요하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에 우수 혁신인력을 유치할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 핵심인력’에 대한 직접 지원도 강화되어야 한다. 아울러 혁신형 중소벤처기업이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중요한 방법은 절실함, 강력한 동기를 가진 혁신인력들의 노력이다. 그래서 특정 영역에서는 주 52시간제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중소벤처기업정책은 선진국의 관련 법안과 성공사례들을 한국 상황에 맞게 조정하고 적기에 도입하여, 정책이나 내용 측면에서 체계적이고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소기업정책 65주년을 맞이하는 한국에서 중소벤처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공감받을 수 있는 여건 조성과 창의적인 정책 개발 및 실행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