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공범 구속 여부 지켜본 뒤 출석 선택”⋯영장 청구 가능성
금품 수수 의혹 권성동 전날 구속⋯통일교 관련 수사 본격화

정치권에 교단 현안 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특검팀의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뒤 자진 출석 형식으로 조사를 받는 것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출석한 데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며 구속영장 청구 의사를 내비쳤다.
특검팀은 17일 오전 10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한 총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있다.
앞서 한 총재 측은 건강상 이유로 이달 8일과 11일, 15일 세 차례 특검팀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 이후 “17~18일 자진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이날 오전 9시46분께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한 한 총재는 ‘왜 일방적으로 조사 날짜를 정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내가 아파서 그랬다. 수술받고 아파서 그랬다”고 답했다.
김형근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 총재가) 3회에 걸친 특검 소환 통보에 불응하고, 공범에 대한 법원의 구속 여부 결정을 지켜본 뒤 임의로 자신이 원하는 출석 일자를 택해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출석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향후 이 사건을 법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재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 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4~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데 관여한 혐의도 있다.
통일교 측의 청탁과 윤석열 정부 지원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권 의원은 전날 “증거인멸 염려”로 구속됐다. 특검 출범 이후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이다.
특검팀은 이른바 김 여사 측 등의 소통 창구 역할을 했던 윤 전 본부장을 지난달 18일 구속 기소했다. 김 여사도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기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