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後 오너 리스크 등 복합 영향…판매위죽되며 구조적 리스크 타격
“해외점포 확대로 신뢰회복 어려워…상장저주 벗어나려면 실적 회복을”
K푸드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무대로 공격적인 확장을 이어가며 투자 매력도를 키워가고 있다. 다만 외형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해외법인의 적자 구조와 상장 이후 이어지는 ‘프랜차이즈 주가 잔혹사’가 겹치면서 시장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너시스BBQ는 미국, 베트남, 중국을 거점으로 매장을 확대하며 지난해 미국 법인 매출이 1000억 원을 돌파했다. 베트남 법인은 순이익 6억 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중국 법인 역시 매출 규모는 커졌다. 회사 측은 미국 내 1000개 매장 오픈 계획까지 제시하며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맘스터치는 일본 시부야ㆍ하라주쿠 직영점을 기반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오픈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70만 명, 매출 50억 원을 기록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일본 현지에서 출시한 한정 메뉴가 SNS에서 화제가 되며 마케팅 효과도 누렸다. 몽골, 태국, 라오스 등 아시아 지역으로도 확장을 꾀하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히는 중이다.
더본코리아는 해외 진출 전략을 새롭게 짜고 있다. 백종원 대표의 스타성과 빽다방, 새마을식당, 홍콩반점 등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넘어, 소스 수출과 글로벌 푸드 컨설팅이라는 차별화된 모델을 내세운다. 회사는 2030년까지 해외 매출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미국ㆍ동남아 외식업체들과 협력해 ‘K소스’를 활용한 메뉴 개발을 추진 중이며, 일본 편의점ㆍ마트 납품도 협의 단계에 들어갔다.
투자자들이 이러한 K푸드 프랜차이즈 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국내 외식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글로벌 시장은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크다. K푸드 수출액은 지난해 130억 달러를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라면ㆍ과자 등 가공식품뿐 아니라 치킨ㆍ베이커리 등 프랜차이즈 메뉴가 수출 품목으로 포함되면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여기에 K드라마·K팝 등 한류 콘텐츠 확산은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공모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해외 성장 스토리를 보유한 프랜차이즈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가능성을 제시한다. BBQ 상장 재추진, 맘스터치 상장 재도전 여부를 비롯해 유사 기업들의 IPO 추진에 촉각을 기울이는 이유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는 여전히 크다. 해외 진출이 외형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실질적 이익 창출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BBQ 미국 법인은 지난해 순손실 8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냈고, 중국 법인도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손실 폭이 확대됐다. 맘스터치 역시 일본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과거 해외 시장 철수 전력이 발목을 잡는다.
특히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상장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경우가 많아 투자심리를 위축하게 한다. 더본코리아의 경우에도 상장 후 성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해 IPO 당시에는 백종원 대표의 스타성과 브랜드 인지도 덕분에 흥행에 성공했지만, 불과 몇 달 만에 주가는 공모가 아래로 떨어졌다. 고점 대비 반 토막 수준이다.
본사 수익구조가 가맹점 납품·유통 마진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 원재료 가격 변동성, 브랜드 오너 리스크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더본코리아는 홈쇼핑ㆍ온라인 유통 채널에서 판매가 감소했고, 위생 논란 등도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원산지 허위표시, 위생 논란 등 브랜드 신뢰도 훼손이 소비자 심리에 직격탄을 미쳤고, 홈쇼핑·온라인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 위축이 가속화되며 구조적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뿐 아니라 미스터피자, 쪼끼쪼끼, 디딤이앤에프 등도 상장 후 주가가 곤두박질치며 상장폐지나 거래정지 위기에 몰렸다. 2020년 상장한 교촌에프앤비(교촌F&B)는 공모가(1만2300원)를 한참 밑도는 45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무상증자로 주식 수가 2배가 된 점을 고려하면 공모 당시 기준으로는 9000원대 수준이다. 외식업 특유의 낮은 진입장벽,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소비자 반응, 본사와 가맹점 간 구조적 갈등이 겹치며 장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6년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맘스터치는 2021년 상장 폐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BBQ는 한 차례 상장 계획을 접은 바 있다. 시장은 이런 전례를 근거로 “프랜차이즈 기업공개(IPO) 성공 여부는 결국 실적 검증과 구조 개선에 달려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해외법인의 손익 구조 개선, 손익분기점 도달 속도와 실적, 현지화 전략을 통한 브랜드 지속력, 그리고 환율·규제 등 외부 변수 대응 능력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해외 점포 수를 늘리거나 K푸드 인기에 기대는 전략만으로는 투자자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IPO는 프리미엄을 인정받는 기회이자 동시에 냉정한 평가의 무대”라며 “상장 이후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상장 저주’라는 꼬리표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