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목표가 잇단 상향…차세대 메모리 기대 반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52주 신고가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코스피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과 차세대 메모리 기대감이 맞물리며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별 수급은 엇갈렸다. 외국인은 대규모 매수에 나선 반면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9월 1일~16일까지)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7518억 원, SK하이닉스를 2조5682억 원 순매수했다. 합산 규모만 5조 원을 넘어선다. 반대로 개인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4조5475억 원, SK하이닉스를 2조5208억 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사고 개인은 파는 ‘엇갈린 투심’이 분명히 드러난 셈이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수직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7만9400원, SK하이닉스는 35만4000원까지 치솟으며 각각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종가는 삼성전자가 전일 대비 3.79% 오른 7만9400원, SK하이닉스는 5.14% 오른 34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특히 SK하이닉스 주가가 35만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BM(고대역폭 메모리) 호황과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 두 종목의 주가 상승 폭도 두드러진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7%, 36% 급등햇다. 불과 보름 만에 양대 반도체주가 코스피 상승세(10%)를 압도하는 랠리를 펼친 셈이다.
외국인이 매수에 나서는 배경에는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있다. AI 서버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 메모리와 기업용 SSD(eSSD) 수요 확대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공급사들의 낮은 재고와 제한적인 생산능력(CAPA)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과 원화 강세 기대가 더해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다.
반면 개인은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가격 변동성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제기된 HBM 계약 지연 이슈, 과거 반도체 사이클 고점에서의 손실 경험 등이 맞물리며 보수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단기 차익 실현 수요가 매도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증권가는 반도체 업종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이어가고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39만5000원으로 상향하며 “HBM4 요구 사양 상향으로 기술 경쟁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3분기 매출은 24조6000억 원, 영업이익은 11조2000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 부문에서 테슬라·애플 등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며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하반기 엔비디아향 HBM 공급 가능성과 메모리 업황 개선이 맞물리며 주가 모멘텀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