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라” 트럼프…‘대미 투자’ 족쇄로 변질, 韓 기업 고심

입력 2025-09-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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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 사태 후폭풍…출장 스톱·비자 불안 확산
이재명 “현재 상황에선 미국 투자 망설일 수밖에”
보조금서 지분 요구·관세·운영비까지 부담 가중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에서의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 기업 투자가 위축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 기업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번 대규모 구금 사태로 출장·비자 전략까지 흔들리면서, 대미 투자 심리 자체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표면적으로는 기업 친화적이지만, 실제 투자 조건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반도체 보조금 축소에 이어 지분 요구 논란까지 불거졌고, 여기에 고율 관세·비자 불안·운영비 급증이 맞물리며 한국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원금을 받으려고 시작한 투자가 오히려 족쇄가 됐다”며 “기업 자율성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은 보조금 지급 지연과 조건 강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5월부터 임직원들에게 ESTA(전자여행허가) 출장 시 2주 내 귀국을 지시했고, 장기 체류는 주재원 비자만 허용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그룹의 조지아 합작 배터리 공장은 파견 인력 이탈로 최소 2~3개월 공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귀국길에서 “비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미국 현장 정상화가 어렵다”고 토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주요 그룹들은 일제히 출장 결재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 과거엔 부사장급 결재로 가능했지만 이제는 여러 임원 라인을 거쳐야 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 미팅 외 모든 미국 출장을 전면 중단했다. 현대차그룹도 필수 불가결한 경우를 제외한 출장을 취소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비자 불안감 때문에 출장 자체를 기피하는 분위기”라는 전언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릴랜드/로이터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메릴랜드주 앤드류스 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릴랜드/로이터연합뉴스)

이 영향은 국제 전시회 참가에도 확산되고 있다.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 등 대형 전시회 준비와 참여를 위해선 수십 명이 필요하다. 기업들은 “정부 비자 협상이 진행 중이라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참가 여부를 고심 중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상태라면 우리 기업 입장에서 미국 현지 직접 투자는 매우 망설일 수밖에 없다”고 직언했다. 정부는 외교·국무부 워킹그룹을 통해 한국 맞춤형 비자 카테고리 신설을 협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해외 기업 투자 의욕을 꺾고 싶지 않다”고 밝힌 것도 비자 제도 개선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국내 주요 그룹들의 대미 투자 규모는 수십조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텍사스 파운드리(약 51조 원), SK하이닉스 인디애나 반도체(약 5조3000억 원),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약 36조 원), 한화솔루션 솔라허브(약 3조 원), LS전선 버지니아 해저케이블(약 1조 원) 등이다.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도 추가 투자를 준비 중이지만, 인력 운영과 비자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지에서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비자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투자 계획 자체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기업들로선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미국 외 지역으로 투자 다변화를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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