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여의도에서도 수주전 실종…건설업계 "알짜 중 알짜 아니면…"

입력 2025-09-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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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과 성수, 여의도 등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였던 핵심 정비사업지에서도 시공사 선정 입찰이 잇따라 유찰되고 있다. 공사 원가부담이 커진 데다 업황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 건설사들의 '옥석 가리기'가 전례 없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필요한 비용 지출과 위험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이어지면서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이 줄줄이 입찰 제안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상됐던 주요 단지들이 단독 입찰에 따른 유찰과 재입찰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 송파한양2차 재건축은 GS건설만 입찰에 응해 유찰됐다. 이 단지는 HDC현대산업개발도 관심을 가진 바 있다. 여의도 대교아파트도 2차례 시공사 선정 입찰에 삼성물산 건설부문만 단독 응찰했다. 롯데건설도 참여할 가능성이 나왔으나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시공사 선정은 입찰 과정에서 2개 이상 건설사가 참여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유찰되며 두 번 연속 유찰될 시 입찰한 건설사와 조합이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리턴 매치가 전망됐던 압구정2구역에서도 경쟁 입찰이 성사되지 않았다. 삼성물산이 입찰 참여를 포기하며 현대건설이 단독 입찰했다. 삼성물산은 압구정2구역 수주를 위해 글로벌 설계사, 금융사 등과 협업을 추진했으나 조합의 지침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해 발을 뺐다.

현대건설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의 3파전이 점쳐졌던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성수1지구)도 GS건설의 단독 입찰 가능성이 남아 있다.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조합의 입찰 지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이들은 조합원 로열층 분양, 입주 시 프리미엄 보장, 일반분양가·조합원 분양가와 분담금 제시 금지 규정을 비롯해 과도한 책임 준공 의무 완화를 조합에 요청했다.

성수1지구 조합은 경쟁입찰 성사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자 새로운 입찰지침 수정안을 공지했지만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찰 참여 의지를 아직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시공사 선정 입찰이 유찰될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과거에는 상징성 확보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일정 부분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경쟁 입찰에 참여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입지와 조합원 수, 일반분양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알짜 사업지'로 꼽히는 곳에서도 시공권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사업성이 확실하고 위험이 없는 곳만 찾는 선별 수주 경향이 심화한 영향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비가 만만치 않고 업황이 쉽게 반등하기 어려워 보여 무리한 수주는 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수주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던 핵심 사업지에서도 유찰이 잇따르는 것은 사업성보다 위험을 피하려는 판단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사업장에서는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상징성이 아주 강한 한남4구역,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개포우성7차 등에서는 경쟁이 성립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승부를 걸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핵심 중의 핵심 사업지에서는 수주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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