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바이오산업의 심장부로 불리는 인천 송도. 이곳으로 들어오는 관문인 송도국제교를 지나 차로 5분쯤 달리면 좌측에 네모반듯한 건물들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그중 지하 2층부터 지상 7층까지 이어진 건물이 바로 국내 최대 규모의 배지 생산시설인 아미코젠의 송도 배지공장이다.
출입문을 지나면 내부는 철저한 보안 체계로 둘러싸여 있다. 엘리베이터 버튼조차 지문이나 카드 없이는 눌러지지 않았다. 생산시설에 들어서자 미로처럼 얽힌 복도와 반짝이는 설비가 눈앞에 펼쳐졌고 준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덕분인지 공간은 쾌적했다.
이곳에서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배지’가 만들어진다. 세포를 키우고 생산하는 배지는 바이오의약품의 핵심 재료다. 송도 공장은 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GMP) 수준의 설비와 국제표준(ISO 9001‧13485) 인증 체계에 맞춰 운영되고 있다. 분말과 액상 두 가지 형태로 생산되는 배지는 각각 정교한 과정을 거쳐 세상 밖으로 나온다.

배지의 생산단계는 분말이냐 액상이냐에 따라 다르다. 분말 배지는 4단계(원료 칭량–혼합–분쇄·균질화–포장), 액상 배지는 완성된 분말의 액상화와 제균, 포장 등 총 7단계 과정을 거친다. 주요 생산시설은 1~3층에 위치해 있다.
생산의 첫 단계는 2층에서 시작된다. 배지를 만드는 원료가 입고되면 80여 가지가 넘는 재료를 하나하나 무게를 잰다. 칭량이 끝나면 혼합기로 들어가 원료를 섞는다. 혹시나 뭉친 원료를 분쇄기로 부수고 고르게 섞인 분말은 기다란 관을 타고 1층으로 내려간다. 마지막으로 충진기에 투명한 비닐 포장지를 기계에 끼워 넣고 원하는 양만큼 담으면 분말 배지가 완성된다.

최선호 아미코젠 송도 공장장은 “분말을 섞고 포장하는 기계가 가장 중요한 설비다. 글로벌 배지 기업도 갖추지 못하는 기기”라며 “칭량이 끝난 원료를 2층에서 투입해 분쇄, 혼합, 포장까지 모든 공정은 외부 교차 오염을 방지하는 하나의 커넥티드 시스템으로 연결돼 있어 안정적인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액상 배지 생산은 더 정교한 과정을 거친다. 완성된 분말을 다시 리프트에 실어 2층으로 옮긴 후 대형 액상 제조 탱크에 깨끗한 주사용수(WFI)와 섞어 수소이온농도(pH)를 조절해 만든다. 무균 상태를 유지한 채 충진 공정을 거치고 투명한 병에 담으면 액상 배지가 완성된다.
최 공장장은 공장을 둘러보는 내내 ‘품질’과 ‘지속성’을 강조하며 배지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배지를 생산하며 아직 우리가 생각한 기준을 벗어난 적은 한 번도 없다. GMP 수준으로 운영되는 만큼 고객들이 깐깐하게 요구하는 조건을 맞출 수 있다”며 “같은 품질을 얼마나 꾸준히 유지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문제없이 이어오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