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개인을 중심으로 한 차익 시현 매물에도 외국인과 기관의 1조 원을 넘는 유입에 따른 것이다. 전날 오라클의 클라우드 호실적에 따른 인공지능(AI) 추가 성장 기대감과 이재명 대통령의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의지가 지수를 강하게 밀어 올렸다.
11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9.67포인트(0.90%) 오른 3344.20으로 장을 마쳤다. 전날 기록한 장중 사상 최고치(3317.77)를 큰 폭으로 뛰어넘는 새 기록을 세운 것이다.
장 초반 3344.70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로 급등 출발한 코스피는 얼마 지나지 않아 상승 폭을 반납하기 시작했고, 오전 10시 50분 전후 한때 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이후 순매도였던 외국인이 무섭게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간밤 뉴욕증시는 여러 호재가 무색하게 혼조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0.42포인트(0.48%) 밀린 4만5490.92에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19.43포인트(0.30%)와 6.57포인트(0.03%) 상승했다.
오라클의 실적 호조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주 전반을 끌어올렸으나, 미국 8월 생산자물자지수(PPI)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3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증시엔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오라클의 AI 클라우드 호실적과 함께 관련 산업의 추가 성장 기대감이 코스피에 훈풍을 불어 넣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오라클발 AI 호재, 국민성장펀드 증액, 세제개편안 기대감 등 겹호재로 2021년 이후 처음 3300대를 돌파해 신고가를 경신했는데 앞으로도 기세를 이어 코스피 대축제 연속성을 이어갈지가 관건"이라면서 "개인적으로는 4분기, 연말까지 방향성을 위로 잡고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증시 부양 의지도 한몫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예고한 대로 10억원으로 강화할지와 관련해 "주식시장 활성화가 그로 인해 장애를 받을 정도면 굳이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배당소득 분리과세 문제와 관련해서도 "주식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세수에 큰 결손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배당을 많이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고 증시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날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져나온 것은 단기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차익 시현 심리와 '셀온'(sell-on·호재 속 주가 하락) 현상 때문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투자자별로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8241억 원과 2634억 원어치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1조929억 원어치 '팔자'를 나타냈다.
업종별로 음식료/담배(2.94%), 운송장비/부품(1.75%), 유통(1.39%) 등 대부분이 상승세였고, 전기/가스(-2.47%), 증권(-1.82%), 오락/문화(-0.96%) 등 위주로 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삼성전자(1.10%)와 SK하이닉스(0.99%), LG에너지솔루션(2.79%) 등 대부분이 상승했고, 두산에너빌리티(-2.56%), 네이버(-0.21%) 등이 하락했다.
코스닥은 1.76포인트(0.21%) 하락한 834.76포인트로 마감했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 펩트론(5.42%), 코오롱티슈진(6.86%), 에이비엘바이오(2.43%) 등이 강세였고, 알테오젠(-2.67%), 삼천당제약(-2.58%), 클래시스(-2.30%) 등이 약세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