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간·성능 효율성 앞세워 HDD 대체 가속
“스토리지 혁신, 단순한 용량 확대 아닌 지속가능성”

솔리다임이 내년 말까지 최대 245테라바이트(TB) 이상을 담을 수 있는 초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출시한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로 SK하이닉스 산하에 편입된 솔리다임은 현재 122.88TB 모델(D5-P5336)을 양산 중이며, 누적 출하량 120엑사바이트(EB)를 돌파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저 코렐 솔리다임 인공지능(AI)·리더십 마케팅 담당 수석이사는 최근 미국 테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AI·빅데이터 환경에서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저장 능력이 아니라 전력 효율, 공간 활용도, 지연시간 최소화”라며 “QLC(쿼드레벨셀) 기반 SSD가 이미 검증된 기술로 HDD를 밀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코렐 이사는 “업계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는 동안 솔리다임은 QLC 기술을 실사용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며 “내구성과 신뢰성에서 한계를 드러낸 PLC(펜타레벨셀)보다 QLC가 현실적인 해법이 됐다”고 강조했다.
QLC는 셀 하나에 4비트를 저장하는 기술로, 고집적화를 통해 단위 용량당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 솔리다임은 이를 기반으로 AI·클라우드 사업자, 하이퍼스케일러 수요를 맞추기 위해 차세대 SSD의 밀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SSD가 AI 추론과 같은 실시간 데이터 접근이 필요한 영역에서 사실상 표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5-P5336 기준 84개 SSD로 10페타바이트(PB)를 저장할 수 있지만, HDD로는 400여 개가 필요하다. 이는 전력 소모, 냉각, 서버 랙 공간에서 현격한 차이를 만든다. 코렐 이사는 “AI 환경은 지연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HDD는 결국 아카이브(Archive, 보관용)·콜드 스토리지(Cold Storage, 접근 빈도가 낮은 데이터 저장 영역)로 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샌디스크, 마이크론, 삼성전자, 키옥시아 등 주요 업체도 245TB 이상 SSD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초고용량 SSD는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코렐 이사는 “솔리다임의 로드맵은 단순히 용량 확대가 아니라 랙 단위 설계, 액체냉각을 포함한 열 관리, 에지 환경 대응 등 시스템 차원의 혁신을 담고 있다”며 “지속가능한 데이터센터 구축이 차세대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