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2030년까지 시민 건강수명을 3살 늘릴 건강도시 서울 종합계획을 내놨다. 일상 운동 인프라를 대폭 확대해 체력 측정과 운동 처방을 받을 수 있는 ‘체력인증센터’를 100곳 운영한다. 식단에도 신경 써 식당에 잡곡밥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어린이 식습관 개선 대책도 내놨다. 어르신 건강 관리책 강화와 함께 건강도시 디자인을 서울 전역에 확대한다.
10일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더 건강한 서울 9988’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이번 계획 설계에 참여한 정희원 서울건강총괄관도 자리했다.
오 시장은 이번 계획 발표 배경에 대해 “피트니스라는 영어 단어는 몸 상태를 적절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이런 상태를 평생 유지하는 일이 건강 관리”라며 “건강이란 것은 이렇듯 적절한 유지·관리 상태를 이어가는 것이 장수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한다는 시민의 자각이 시작됐다”며 “건강수명을 늘리고, 운동실천율을 높이는 더 건강한 서울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분석에 따르면 서울시민 기대수명은 평균 83.2세이지만 건강수명(기대수명에서 질병·장애 기간을 제외한 수명)은 70.8세로 격차는 12년을 넘어섰다. 서울시민 연간 진료비 역시 20조 원을 돌파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계획은 개인의 노력에만 맡겨두던 건강관리를 도시 정책과 시스템으로 뒷받침하려는 전환을 선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계획은 운동과 식생활, 고령층 건강 관리 등 시민이 일상에서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개선책이 담겼다. 계획의 핵심 목표는 2030년까지 시민의 건강수명을 3세 높이고(70.8세→74세), 운동 실천율을 3%포인트(p)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우선 ‘365일 운동하는 도시’를 만든다. 하반기부터 모든 자치구에 1곳씩 ‘체력인증센터’를 운영해 시민 누구나 전문적인 체력 측정과 맞춤형 운동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센터는 2030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측정 결과는 ‘손목닥터 9988’ 앱과 연동해 지속적인 관리를 지원한다.

‘건강한 먹거리 도시’ 조성에도 나선다. 쌀밥 대신 통곡물·잡곡밥을 선택할 수 있는 ‘통쾌한 한 끼’ 참여 식당을 올해 1000곳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1만5000곳으로 늘린다. 또 편의점과 학교 매점의 어린이 눈높이 진열대에 건강식품을 우선 배치하는 ‘우리아이 건강키움존’을 2030년까지 2000곳으로 확대하고, 가공식품의 당·나트륨 함량을 등급으로 표기하는 ‘가공식품 영양등급제’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정희원 서울건강총괄관은 이날 설명회에서 “최근 디카페인 커피를 제공하지 않는 카페는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본다. 잡곡밥 제공을 유도하면 앞으로 잡곡밥 메뉴가 없는 식당은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하락할 것”이라며 설명했다.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어르신 건강노화 도시’ 전략도 핵심 과제다. 서울의료원 등 시립병원 4곳에 내과, 재활의학과 등이 협진하는 ‘노인전문진료센터’를 신설하고, 집 근처에서 예방관리부터 통합돌봄까지 지원하는 ‘서울 건강장수센터’를 2030년까지 100곳으로 확충한다. 이는 질병 치료는 물론, 불필요한 입원·입소를 막아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선진국형 노인 돌봄 모델이다.
정희원 총괄관은 이번 계획 성과 전망에 대해 “고령화를 먼저 경험했던 도시의 정책 변화와 중앙 정부 정책간 갭이 커지고 있고, 지금은 좌시하기 어려운 정도가 돼 시 차원의 정책 진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시민 전 생애주기적인 질병 예방, 돌봄 예방이 필요한 상황으로 이번 계획 시행으로 전반적인 의료비 감소와 시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