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투자증권은 9일 국제 금 가격이 단기 모멘텀을 넘어 구조적 랠리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금값 강세의 배경으로 달러 약세와 금리 인하 기대가 거론되지만, 두 요인만으로는 현 국면을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 수준은 지난 5~6월 관세 충격 당시와 유사했으나 당시 금 가격 상승은 제한적이었다"며 "단순 기대감 이상의 구조적 요인이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분절화 심화로 각국 중앙은행이 금 비중 확대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앙은행들의 순매수 규모는 2010년대 중반 대비 뚜렷이 늘었고, 올해는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매수 행렬에 합류했다. 이는 금 가격에 하방 경직성을 제공하며 상승 랠리의 기반이 됐다는 해석이다.
또 다른 요인은 금융억압(financial repression)이다. 하 연구원은 "선진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저금리를 유도하는 과정에서 재정건전성 우려와 인플레이션 불안이 증폭됐고, 이는 금의 대체자산 가치를 부각시켰다. 채권 시장에서 기간 프리미엄 상승세와 맞물려 금 매수세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 가격이 단순한 전술적 자산이 아니라 전략적 자산으로 재부상했다고 진단했다. 하 연구원은 "실질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분절화와 금융억압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중첩되며 금의 모형가격(이론적 적정가)은 연말 온스당 4,000달러에 근접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수준 대비 10% 이상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끝으로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으나 구조적 매수 요인이 유지되는 한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