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참깨라면’, 참깨ㆍ계란의 찰떡궁합⋯30년 인기비결은 ‘고소한 맛’ [K-라면 신의 한수⑭]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유별나다. 세계라면협회(WINA) 통계에 따르면 성인 1인당 라면 소비량은 연간 78개로, 베트남(82개)에 이어 세계 2위로, 남녀노소 사랑하는 대표 메뉴다. 1963년 처음 개발한 다소 짧은 역사임에도 라면은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대표 K푸드로 급부상했다. 본지는 국내 라면 시장에서 한 획을 그은 대표 제품 25개를 선정, 출시 비화와 스테디셀러가 된 맛의 비결, 즉 ‘신의 한 수’를 연중 내내 살펴볼 예정이다. <편집자 주>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참깨스프ㆍ계란블록 연구하다
두 재료 합쳐 독특한 풍미 완성
매운 맛 위주 라면시장에 파란
볶음면ㆍ만두 등 라인업 확장

오뚜기의 스테디셀러 ‘참깨라면’은 1994년 매운 맛 중심이던 국내 라면 시장에서 참깨와 계란, 참기름이라는 새로운 조합으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타 경쟁제품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계란블록'도 참깨라면의 차별화된 맛을 더했다. 참깨라면 특유의 담백한 맛과 고소한 향으로 3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뚜기 참깨라면은 1994년 11월 첫 출시됐다. 당시 얼큰한 매운맛 중심이던 라면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순한 맛의 참깨라면은 이색적인 맛에 속했다. 이 라면의 핵심은 참깨가 박힌 계란 블록과 참기름 유성스프, 참깨를 넣어 반죽한 쫄깃한 면발의 조합이다. 제품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반응도 폭발적이었다. 봉지라면 기준으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성장하며 국민 라면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참깨라면은 제품 개발 당시만 하더라도 참기름 유성스프를 강점으로 한 '참깨'라면과 계란 블록을 핵심으로 한 ‘계란'라면을 별도로 개발했었다. 그러나 신제품 상용화 과정에서 두 요소를 함께 적용했을 때 맛의 조화가 뛰어난 것을 확인하고 두 콘셉트를 하나로 합치면서 지금의 참깨라면이 탄생하게 됐다. 봉지라면은 1999년 단종됐으나 2012년 8월 고객들의 요청에 힘입어 재출시됐다.

봉지라면 첫 출시 이듬해인 1995년에는 용기면으로도 출시됐다. 이내 가성비 등을 중시하는 대학생과 직장인을 중심으로 소비층을 크게 넓혔다. 특히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1020세대 사이에서 참깨라면 용기면(컵라면)은 대표적인 인기 제품으로 떠올랐다. 용기라면 출시 30주년을 맞는 올해까지 참깨라면은 오뚜기 용기라면 중 판매량 상위제품으로 꼽힌다. 오뚜기 관계자는 "봉지라면이 단종된 이후 참깨라면은 온라인 상에서 ‘최고의 용기라면’, ‘해장라면’ 등으로 대학생과 젊은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판매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맛에 대한 업그레이드도 꾸준히 진행됐다. 2020년 계란 블록 계란 함량을 늘리고 블렌칭 공정을 개선해 풀어짐과 입자 보임성을 크게 높였고, 2022년에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감자전분을 활용한 면발 탄성 강화, 유성스프의 참기름 증량, 분말스프 내 참깨 원료 증량으로 참깨라면 고유의 고소한 맛을 한층 풍성하게 했다.

라인업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2010년 미니컵이 추가됐고 △열려라 참깨라면(2020년) △참깨라면 볶음면(2023년) △컵누들 참깨라면(2024년) 등을 선보였다. 브랜드 지식재산권(IP)에서는 2021년 ‘참깨만두’, 2024년 ‘참깨칼제비’, 2025년 ‘참깨찐만두’와 ‘참깨란’, ‘참깨누들’ 등을 선보이며 세계관을 확장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이 다양한 참깨라면 활용 레시피를 공유하면서 이색적인 참깨라면들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섭취 후 남은 국물에 계란을 넣어 전자레인지로 간단히 조리하는 ‘참깨라면 계란찜’ 레시피는 간편하면서도 영양 가득한 별미로 꾸준히 회자하며 ‘모디슈머’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참깨라면은 30년간 변함없이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이자 오뚜기를 대표하는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제품군과 IP 확장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과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