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문해력 떨어지는데…정규 사서교사 있는 학교 16%뿐

입력 2025-09-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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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공립학교 정규 사서교사 배치율 16.16%
절반 가까운 학교가 전문 인력 없이 도서관 운영
학생들 문해력 떨어지면서 사서교사 필요성 커져
학령인구 감소 이유로 정원 확대 공감대 부족

▲한 초등학생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다. (뉴시스)
▲한 초등학생이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다. (뉴시스)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현행 법에 독서 교육을 전담할 사서(교사)를 학교당 1명 이상 두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지키는 곳은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규 사서교사가 있는 학교는 16%에 불과했다. 학교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공간이 아닌 독서 교육이 이뤄지는 학습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사서교사 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공립학교 학교도서관 전담인력 배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립 초·중·고교 및 특수학교 1만284곳 가운데 정규 사서교사가 배치된 학교는 1660곳으로 배치율은 16.16%에 그쳤다.

기간제 사서교사를 포함하면 2965곳으로 늘어나지만 여전히 전체의 28.9%에 불과하다. 공무직인 사서를 포함해도 5819곳(56.6%)으로, 절반 가까운 학교가 전문 인력 없이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현행 학교도서관진흥법은 학교에 최소 1명 이상의 사서교사 또는 사서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8년 관련 법령 개정으로 해당 조항이 ‘강행규정’이 됐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권고규정’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사서교사는 교원 신분으로 정식 교사 자격증을 취득해 임용된 인력이다. 독서 지도, 도서관 활용 수업, 교사 지원 등 교육활동 전반을 담당할 수 있다. 반면 공무직인 사서는 도서 정리·대출 관리 등 운영 업무를 주로 하고 수업은 맡을 수 없다. 현장에서 체계적 독서 교육을 위해선 사서교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교육부 관계자는 “정원 외 기간제 사서교사는 언제든지 없어질 수 있는 인원이라 실제 사서교사 배치율은 정규 사서교사가 배치된 16.16%에 불과한 것”이라며 “학교 현장에서는 공무직 사서보다 교육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사서교사를 원하지만 정원 자체가 부족한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올해 서울의 정규 사서교사 배치율은 13.14%, 부산 19.53%, 경기 10.02%에 머물렀다. 인천은 기간제 교사 충원에 힘입어 61.41%까지 올랐지만, 정규 사서교사 비율은 16.97% 수준에 불과했다. 대구(13.91%), 강원(14.24%), 충북(15.42%) 등도 평균을 밑돌았다.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가 심화하는 가운데 사서교사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해 실시한 학생 문해력 진단검사 결과에 따르면 고등학교 1학년의 7.02%는 문해력이 ‘기초 수준 미달(1수준)’로 평가됐다. 중학교 2학년은 5.92%, 초등학교 6학년은 4.26%가 기초 미달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초·중·고 학생 100명 중 5명꼴로 기본적인 읽기 능력이 부족한 셈이다.

이은옥 전교조 사서교사위원회 위원장은 “요즘 학생들은 사교육에 쫓기고, 여가 시간에는 휴대전화만 보느라 책을 읽을 기회가 줄어들면서 문해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독서 교육이나 독서 논술 수업을 할 수 있는 사서교사가 학교에 배치되면 학생들의 문해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처럼 전국적으로 사서교사가 부족함에도 매년 선발하는 정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올해 신규 사서교사 선발 인원은 55명에 불과했다. 내년 선발 규모는 10명 더 줄어든 45명에 그칠 예정이다. 교육부는 사서교사 부족 문제를 인식하고 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진선미 의원은 "책을 읽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도록 돕는 독서 교육이 필요한 시대"라며 "학교에서 독서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공간이 아니라 교육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확산한다면 사서교사 확대 필요성에도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구 소멸 지역에라도 사서교사를 배치해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독서 교육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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