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정치리스크·중앙은행 독립성 등 측면서 안정적

원화 장기채권 시장이 내년에도 안정적 흐름을 이어갈지에 대한 관심이 확산하고 있다.
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고채 장기물에 대한 물량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올해까지는 그럭저럭 버티겠지만, 내년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만큼 채권 금리가 오를 수 있다(가격 하락)는 전망이다.
실제 최근 정부가 발표한 내년 예산안과 이에 따른 국고채 발행 계획물량을 보면 내년 국고채 총 발행물량은 232조원에 달한다. 올해 2차 추경까지 감안한 총 발행예정물량 231조1000억원과 비교해보면 9000억원 늘어난 수준이지만, 당초 본예산 물량 197조6000억원과 견줘보면 34조4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발행물량이 157조70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74조3000억원 급증한 셈이다.
게다가 올해 5월엔 추경 편성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국고채 장기물(20~50년물) 발행 비중을 기존 35±5%에서 40±3%로 확대했다. 실제 발행도 이에 맞춰 집행되는 분위기다. 올들어 8월까지 발행물량 중 장기물 비중은 39.7%에 달한다. 특히, 30년물만 떼 놓고 보면 33.0%(51조2080억원)로 정부가 발행하는 연물 중 가장 많다. 그 뒤를 잇는 3년물(19.1%, 31조5940억원), 10년물(13.8%, 22조3100억원)과도 격차가 크다(이상 개인투자용국채 제외).

반면, 큰 부담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우선 최근 주요 선진국 장기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지만, 그 원인이 재정 우려, 정치적 이슈, 제도개편, 중앙은행 독립성 문제 등에 있다는 점에서 국내 상황은 다르다고 봤다. 아울러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조, 금융당국의 지급여력(K-ICS·킥스) 및 자산부채관리(ALM) 규제 강화 등은 장기채 수요를 견인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10분 현재 장내시장에서 국고채 30년물은 2.5bp(1bp=0.01%포인트) 하락한 2.797%에 거래 중이다. 전날에는 2.820%(금융투자협회 고시 기준)를 기록하며 작년 11월22일(2.856%) 이후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