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프랑스, 장기금리 일제히 급등…글로벌 채권시장 ‘패닉’

입력 2025-09-0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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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30년물 국채 금리 2011년 이후 최고
정부, 의회 불신임으로 해산 가능성
英, 27년 만에 최고…美 5% 근접
“느린 악순환의 고리”
장기 국채 발행 중단 제안도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의 장기금리가 최근 치솟으면서 시장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마켓워치가 전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의 장기금리가 최근 치솟으면서 시장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마켓워치가 전했다.

미국과 유럽의 재정 불안이 한꺼번에 불거지면서 장기금리가 일제히 치솟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채권 쇼크에 빠졌다.

2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세계 채권시장에서 장기물을 중심으로 국채에 일제히 매도세가 유입됐다. 영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1998년 이후 2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미국 30년물 금리는 한때 5%에 근접했다. 구조적 재정적자에 따른 정부 부채 비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세 가지 서로 다른 악재가 겹치면서 충격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주 프랑스에서부터 본격화했다.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에 대한 8일 의회 신임 투표를 앞두고 정치 공백 우려가 커지자 프랑스 국채 매도 물량이 급증했다. 이 충격은 독일과 네덜란드 국채 시장으로 번져 두 나라 국채 수익률이 1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도 4.6bp(1bp=0.01%포인트) 오른 3.58%에, 30년물 금리는 4.9bp 오른 4.507%에 마감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는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여 매도세가 유입되면 금리가 치솟는다.

바이루 총리는 막대한 공공부채 문제를 해소하고자 긴축 재정정책을 펼치려다 야권과 국민의 반발에 부딪히자 지난달 신임 투표를 요청했다. 좌우 진영 모두 불신임 표결을 공언해 정부 해산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번 주에는 영국 국채 금리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런던 금융시장에서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5.25bp 상승한 5.69%에 거래됐다. 이는 1998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공공재정 압박 등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매도세를 부추겼다. 영국 노동당 정부는 올해 가을 예산에서 200억~250억 파운드(약 37조~47조 원) 규모 재정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짐 리드 도이체방크 거시경제 연구 책임자는 영국 정부가 처한 곤경에 대해 “느리지만 악순환적인 고리”라고 진단했다. 정부 부채에 대한 우려가 금리를 끌어올리고, 이로 인해 재정 건전성이 악화하면서 다시 금리가 오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사이먼 프렌치 팬뮤어리버럼 연구 책임자는 “만기 프리미엄(장기 채권을 보유할 때 투자자가 요구하는 추가 수익률)이 현재 대부분의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영국의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며 “일례로 영국 10년물 채권 금리는 나머지 주요 7개국(G7) 국가보다 50bp 더 높게 거래된다”고 지적했다.

미국도 위태위태하다. 30년물 국채 금리가 전장 대비 3.4bp 뛴 4.96%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한때 4.99%까지 오르며 5% 문턱에 다가섰다. 이 금리는 올 들어 5월과 7월에 5%를 돌파했다. 항소법원이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수천억 달러 규모의 관세 수입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독립성 논란까지 겹치며 위험 프리미엄이 커지는 분위기다.

일부 전문가는 정부가 장기 국채 발행을 중단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해법까지 내놓고 있다. 마이클 브라운 페퍼스톤 수석 전략가는 이날 보고서에서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판단, 장기 국채 발행을 중단해 금리 상승 압력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 국채 발행을 중단하면 단기적으로 공급 압박이 완화해 금리 상승에 제동을 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신뢰도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신규 차입을 어렵게 한다. 그럼에도 전문가가 이런 극약 처방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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