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풍부·자유로운 가격 책정 가능해 해외 사업 매력도↑
오뚜기, 美 캘리포니아에 생산 공장 건립 추진⋯미국법인 약 565억 출자

국내 주요 라면 업체들이 수출 물량을 소화할 생산 공장 인프라를 강화하며 해외 사업 확장에 고삐를 죄고 있다. 국내에선 인건비와 물류비, 원재료비가 늘어나는 반면, 라면이 정부의 중점 관리되는 탓에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하는 만큼 업체들이 수익성은 나빠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각 업체는 풍부한 수요와 가격 책정이 자유로운 해외 사업을 적극 키울 방침이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밀양 제2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지난해 3월 착공 이후 약 15개월 만이다. 제2공장은 지하 1층~지상 3층, 건축면적 1만5867㎡(4800평), 연면적 1만 평 규모다.
이번 공장 가동으로 생산량도 대폭 늘어나게 됐다. 밀양 제2공장은 봉지면 3라인, 용기면 3라인 등 6개의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공장 본격 가동 시 연간 8억3000만 개에 달하는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원주·익산·밀양1공장을 합쳐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불닭 면류 생산량은 기존 20억8000만 개에서 약 28억 개로 늘어난다. 특히, 최근 무슬림 인구 공략을 위해 할랄 등 글로벌 품질인증을 기반으로 구축된 제조공정도 구축했다.
삼양식품이 밀양 제2공장을 세운 것은 늘어나는 글로벌 수출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불닭볶음면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전체 매출은 △2022년 9090억 원 △2023년 1조1929억 원, 2024년 1조7280억 원으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삼양식품의 지난해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7%까지 확대됐다.
신라면, 신라면 툼바를 앞세워 해외 사업을 넓히고 있는 농심은 신규 공장을 지으며 수출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농심은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부산 녹산에 연간 5억 개의 수출용 라면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1만 1280㎡(약 3400평) 부지에 연면적 4만 8100㎡(약 1만 4500평) 규모에 달한다.
농심은 해당 공장을 완공한 뒤 3개 생산 라인을 우선 가동, 라면을 연간 5억 개 생산할 계획이다. 녹산 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부산, 구미 공장 물량과 합쳐 연간 수출용 라면 생산량은 현재 두 배 수준인 연간 12억 개로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2290억 원을 투자, 2027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울산에 대규모 물류센터도 세울 계획이다.
농심은 올해 3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법인 ‘농심 유럽’을 설립, 이곳을 거점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2030년 유럽 시장에서 매출 3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농심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테스코, 레베, 알버트 하인, 까르푸 등 유럽 유통채널에 대한 신라면 등 주요 브랜드 판매 규모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 60% 이상 달성할 계획이다.
삼양식품과 농심보다 상대적으로 해외 사업 속도가 늦은 오뚜기도 미국 캘리포니아에 신규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달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에 565억4800만 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오뚜기가 미국 법인에 출자하는 것은 현지 생산 공장 건립을 위해 투자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각 라면 업체가 수출 강화에 힘을 쏟는 배경엔 해외에서 더 많은 수요를 얻을 수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가격 책정으로 수익성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라면 수출액은 6억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