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유한양행, 피하주사제 FDA 허가 여부 촉각
HK이노엔‧HLB, 위식도역류질환‧간암 신약 허가 추진

올해 4분기 제약‧바이오 업계는 대규모 기술수출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이슈가 집중되면서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4분기는 기술수출이 활발한 시기로 꼽히는 만큼 추가 성과가 기대된다. 동시에 FDA 승인이나 품목허가 신청에 도전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에이비엘바이오‧알테오젠‧올릭스 등이 글로벌 제약사와 굵직한 계약을 맺으며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성과를 냈다. 하반기 역시 리가켐바이오‧에이비엘바이오‧펩트론 등이 추가 기술수출 가능성으로 주목받는다.
올해 8월까지 11조 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기록한 K바이오가 마지막 4분기 추가 계약에 도전한다. 리가켐바이오는 그동안 존슨앤드존슨, 암젠, 오노약품 등과의 계약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특히 ADC 플랫폼과 다수의 후보물질을 포함해 수십여 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신규 계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 4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뇌혈관장벽(BBB) 플랫폼 ‘그랩바디-B’를 최대 4조 원 규모로 수출한 이후 ‘그랩바디-B’와 ‘그랩바디-T’를 앞세워 추가 협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이 미국 임상 1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후속 임상은 사노피가 주도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작년과 올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까지 최소 2건의 신규 기술이전을 달성할 것”이라며 “실제 GSK와 계약 이후 여러 기업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는 물질이전계약(MTA) 없이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펩트론은 일라이릴리와 기술수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릴리와 장기지속형 플랫폼 ‘스마트데포(SmartDepot)’에 대한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했으며 릴리는 자사 펩타이드 약물에 해당 플랫폼을 적용해 연구 중이다. 연구 성과에 따라 최종 기술수출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연구 기간은 올해까지다.
FDA 허가와 관련해서도 굵직한 이벤트가 예정돼 있다. 알테오젠은 이달 말 발표될 머크와 공동개발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롤리주맙)의 피하주사(SC) 제형 승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양사는 2020년 계약을 맺은 후 임상을 거쳐 올해 초 FDA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업계는 승인될 경우 정맥주사 대비 편의성이 크게 개선돼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본다.
유한양행 역시 관심사다.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병용 요법으로 사용되는 얀센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SC’가 FDA 승인 여부를 앞두고 있다. 리브리반트SC는 유럽에서 승인된 상태며 미국 등 글로벌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허가 시 렉라자의 글로벌 입지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HK이노엔은 최근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하고 FDA 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미란성 식도염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에 대해 신청할 예정이며 절차는 파트너사 세벨라가 맡는다.
HLB는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FDA 및 유럽의약품청(EMA) 품목허가 신청 여부가 주목된다. 앞서 두 차례 FDA 신청에서 고배를 마신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회사 측은 “파트너사 항서제약이 추가 자료를 준비하고 있어 당분간 구체적 일정을 언급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는 글로벌 제약사의 특허 만료와 신약 도입 수요가 맞물리면서 기술이전 거래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예정된 주요 이벤트가 성사된다면 업계 전반에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