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 내부서 ‘보완수사 폐지’ 비판 봇물…“총알 없이 전쟁 나가나”

입력 2025-09-0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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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산나 부장, 檢 내부망에 “공소유지 무엇으로 하나” 비판
김지혜 검사 “실제 사건 처리했었던 ‘법조 전생’ 있는지 의문”
임은정 검사장 공청회 발언에 “정신 차리기 바란다” 직격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국기게양대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국기게양대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검찰개혁의 하나로 추진 중인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 비판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강수산나(사법연수원 30기) 서울서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는 1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사실의 수사와 보완수사가 금지된 상황에서 ‘공소유지’는 도대체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적었다.

보완수사권은 검찰이 경찰의 수사 결과를 검토한 뒤 미진한 부분을 직접 보완수사하거나 보완하도록 요구하는 권한이다. 여당은 이 권한이 사실상 수사권 행사에 해당할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남용된다며 폐지를 추진 중이다.

강 부장검사는 “보완수사는 패션쇼 무대 뒤에서 뜯긴 옷을 수선하고, 요리대회 마지막에서 간을 맞추는 것처럼 법정에서 유죄를 받을 수 있도록 수사를 완성하는 절차”라며 “이를 못하게 봉쇄하면서 공판검사는 무슨 재주로 공소유지를 하라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부실한 수사기록으로 공판에 임하는 것은 총알 없는 총을 들고 전장에 나가는 것과 비슷하고, 식재료가 제대로 구비되지 않은 요리대회에 나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부인하면 사경 조서를 판사는 읽지도 못하게 하면서 검사는 사경 조서만 100% 신뢰해 사건 처분을 결정해야 한다는 논리도 이상하다”며 “보완수사를 못하게 하면서 그 부실한 기록으로 공소유지 책임을 검사에게 지우는 것 역시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뉴시스)

김지혜 제주지검 형사1부 검사(47기)도 지난달 30일 이프로스에 “변호사에게 ‘경찰로 보내지 말고 검사님이 직접 해주시면 안 될까요’라는 말은 들었어도, ‘검사님이 하지 마시고 경찰에 보완수사 요구를 해 주십시오’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 당사자들도 검찰에서 처리해달라고 하지 경찰에서 낸 결론대로 따르겠다는 사람은 없었다”며 “검찰의 결론에도 동의하지 않으면 항고든 정식재판청구든 하고, 그것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재항고, 재기수사명령, 항소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검사는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아예 하면 안 된다는 법조인은 적어도 실제 사건 처리를 했었던 ‘법조 전생’이 있는 분이 맞나”라며 “법조 현생은 살고 있지 않고 전생만 있는 분들이라 실제 사건이 어떤 절차를 통해 어떻게 처리되는지 모른다면, 법조 현생을 사는 법조인들과 교류는 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교류를 하고 있다면 법조 현생을 한 번이라도 살아본 적이 없어 이해를 못 하고 계신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앞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긴급 공청회에서 “진술 청취나 면담은 몰라도 보완수사권을 놔두면 검찰청이 간판 갈이만 할 뿐 사실상 수사권이 보존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32기)는 같은 날 이프로스에 ‘임은정 검사장님, 정신 차리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검사 일을 해 본 사람이라면 도무지 할 수 없는 말”이라며 “검사생활 20여 년간 보완수사를 안 해 보셨냐”고 직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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