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이 군사 동맹을 넘어 상호호혜적 산업을 협력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이 반도체·조선·방산 등 첨단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단순한 수출입 협력을 넘어서 공동 투자자·공동 개발자로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8일 한국무역협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미국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유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과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통상 전략과 한미 관계의 미래’를 주제로 특별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대미 무역․투자기업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통상 정책 방향과 우리 경제 및 주요 산업에 미칠 영향이 밀도 있게 논의됐다.
김기현 한국무역협회 국제협력본부장은 개회사를 통해 “최근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고 정상회담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지만, 기업 차원의 대응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번 포럼이 우리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정책 변화를 예측하고, 불확실한 대외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데릭 모건 헤리티지재단 부대표는 “한미 동맹은 수십 년간의 도전과 위기를 극복하면서 단순한 군사 동맹을 넘어 경제·산업·가치 동맹으로 진화해왔다”며 “급변하는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양국은 전략적 명확성을 강화하고 상호 호혜적 산업 협력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동맹을 공고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혜민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세 협상에서 합의된 사항이 차질없이 이행돼야 하며, 특히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에 대한 관세 인하가 조속히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서니 김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반도체·조선·방산 등 첨단 제조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만능열쇠와 같이 적재적소에서 미국의 경제·안보 파트너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한미 양국은 기존의 수출·수입 관계를 넘어 공동 투자자·공동 개발자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준영 서강대 교수는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 관세는 단순히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창출을 넘어 해당 산업 생태계를 미국 중심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정책”이라며 “우리 기업들의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