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K선대회장이 남긴 '지식의 샘'⋯선경도서관 30주년 리모델링

입력 2025-08-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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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최종현 회장, 수원 애향 담아 세운 도서관
30년 만에 새 단장…SK, 25억 원 추가 기부
시민 삶과 함께한 지식·문화의 공간으로 재도약

▲수원 선경도서관 외관 (이수진 기자)
▲수원 선경도서관 외관 (이수진 기자)

수원 시민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아온 지식·문화의 터전, 선경도서관. SK그룹이 1995년에 250억 원을 들여 세운 이곳은 개관 이후 시민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지식의 샘’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로 꼭 30년, SK그룹은 다시 25억 원을 기부하며 도서관의 새 단장을 예고했다.

27일 오전, 수원 한복판에 자리 잡은 선경도서관을 찾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고즈넉한 정취와 함께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시민들의 발자취가 느껴졌다.

건물은 3층 높이에 1만 평이 넘는 대지 위에 펼쳐져 있었다. 웅장한 외관 너머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화성 성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었다. 최근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외지 관광객의 발길도 잦아졌다. 단순히 책을 빌려 읽는 공간을 넘어, 이제는 관광객과 시민을 함께 끌어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하는 중이었다.

▲수원 선경도서관 2층에서 내려다본 1층 로비 모습 (이수진 기자)
▲수원 선경도서관 2층에서 내려다본 1층 로비 모습 (이수진 기자)

30년 세월이 지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내·외관은 깨끗했다. 로비에 들어서니 흰색 타일과 널찍한 유리창이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선경도서관 관계자는 “최초 건설 당시 회장님들께서 최고급 자재를 써서 쾌적한 환경을 만들라는 지시를 했고 그 덕분에 아직도 깨끗한 모습을 유지 중”이라고 말했다.

선경도서관은 곧 개보수에 들어간다. 오래된 배관 교체, 로비 확장 공사, 자료실 재정비 등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져 있었다. 단순한 시설 정비를 넘어 시민과 함께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더해 ‘전국 대표 문화명소’로 다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선경도서관 관계자는 “SK그룹이 거액을 쾌척했는데, 그 뜻에 따라 선경도서관을 전국의 대표 문화명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수원은 SK그룹의 뿌리이기도 하다. 선경도서관 설립은 창업주 최종건 회장과 동생 최종현 회장의 애향 정신에서 비롯됐다. IMF 외환위기로 구직난이 극심했던 1999~2000년, 이 도서관은 취업정보코너를 열어 청년들에게 일자리 정보를 제공했다. 단순한 책의 집을 넘어, 수많은 시민의 삶을 붙잡아준 쉼터였던 셈이다.

▲수원 선경도서관 내부 모습 (이수진 기자)
▲수원 선경도서관 내부 모습 (이수진 기자)

도서관이 들어서기 전까지만 해도 수원에는 도서관이 두 곳뿐이었다. 시민들의 배움의 기회는 턱없이 부족했다. 선경도서관이 문을 열면서, 수원은 지식·문화 도시로 변모할 수 있었다.

30년째 이곳을 찾는 시민 고영자 씨의 이야기는 도서관의 가치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땐 형편이 좋지 않아 책을 24개월 할부로 살 정도였어요. 아이들과 산책하다 화장실을 찾다가 우연히 들어온 게 계기였죠. 책이 너무 많고 좋아서 이후론 도시락 싸 들고 와 살다시피 했습니다.” 그는 두 아들에게 권장도서를 읽히고, 자신은 중문학책을 탐독했다. 글짓기 교실은 다니지 않았지만 첫째는 문예창작과로 진학했고, 둘째는 지금 SK에서 근무하고 있다. 화장실 찾다가 들어온 곳에서 인생의 가장 큰 혜택을 얻었었다고 고 씨는 회상했다.

▲수원 선경도서관 내부 동판에는 기증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1995년 4월 27일 세워졌고 선경그룹 창업자 최종건 회장의 애향 정신을 기리며 최종현 회장이 선경도서관을 수원시에 기증한다는 내용이다.  (이수진 기자)
▲수원 선경도서관 내부 동판에는 기증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1995년 4월 27일 세워졌고 선경그룹 창업자 최종건 회장의 애향 정신을 기리며 최종현 회장이 선경도서관을 수원시에 기증한다는 내용이다. (이수진 기자)

선경도서관이 단순한 도서관을 넘어 수원의 대표 문화 커뮤니티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창업 형제의 인재 철학이 있다. 최종현 회장은 ‘인재보국’ 사상을 기업 경영에 접목했고, 미래 세대 투자를 기업의 책무로 여겼다. 선대 회장이 남긴 “기업도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말처럼, 선경도서관은 기업의 이름을 걸었지만 결국은 시민 곁으로 스며든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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