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옆 칵테일바에도 다양한 연령대 방문
오픈 1년 만에 고객수 61%ㆍ매출 141% ↑

“여긴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스트레스 풀려고 와요.”
지난달 19일 오후 8시40분, 신세계백화점(신세계) 강남점 ‘하우스오브신세계’ 푸드홀 대기공간에서 만난 조영주(가명ㆍ65) 씨의 말이다. 그는 “11층 식당가보다 이곳 분위기가 더 마음에 든다”며 “좋아하는 식당이 많아 자주 온다”고 했다. 그의 단골집은 지하 1층 함박스테이크집(미도한우함박)과 1층 우대 갈빗집(윤해운대갈비)이다.
평일 오후 8시는 일반 백화점의 경우 문을 닫는 시간대지만, 하우스오브신세계는 오히려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오후 10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이다. 작년 6월 탄생한 하우스오브신세계는 신세계는 강남점 명품관과 JW메리어트 호텔 서울의 연결부 3개 층(7273㎡·약 2200평)에 백화점과 호텔의 DNA를 결합해 ‘제3의 공간’으로 업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호텔 투숙객과 백화점 고객이 매일 자연스럽게 오가는 이곳의 12개 레스토랑은 모두 유통업계 최초 입점 브랜드다.

오후 8시 20분께 입구를 지나는 순간, 갑자기 조명이 어두워졌다. 하얀색에서 노르스름한 색으로 바뀌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자 식당 너머로 널찍한 소파가 여러 개 보였다. 호텔 로비를 닮은 공간에서 커피나 아이스크림을 즐기며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과 수다를 떨거나 혼자 휴대전화를 보는 이들이 가득했다. 그들의 한편에는 크고 작은 백화점 쇼핑백들이 눈에 띄었다.
오픈 1년을 넘기면서 하우스오브신세계는 단순히 식음 공간을 넘어 퇴근 후 재충전을 위한 아지트로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퇴근 후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이연경(가명ㆍ29) 씨는 “집이 근처라 많으면 일주일에 한 번, 적어도 한 달에 두 번은 온다”며 “입구부터 고급스러워서 친구들과 저녁 먹고 놀기 좋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훠궈(미가훠궈)를 먹었는데 맛과 양, 퀄리티를 생각하면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았다”며 “라멘집(타치바나)과 돈가스집(키보 아츠아츠)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기자도 이곳에서 퇴근 후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다. 다음 날 오후 7시30분께 하우스오브신세계 푸드홀을 다시 찾았다. 전날보다 더 북적였다. 메뉴는 전날 이 씨가 추전한 돈가스 가게. 11명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혼자 온 덕에 15분 만에 바 자리에 앉았다.
오른쪽에는 20대 여성 고객 두 명이, 왼쪽에는 30대 남성 고객 한 명이 앉았지만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여유롭게 미식을 즐기도록 좌석 수를 일반 백화점 푸드홀의 절반 이하로 줄여 설계한 효과가 체감되는 순간이었다. 오가는 이들이 많은 길목 자리였지만, 주방을 바라보는 바 형태에 테이블 서빙, 퇴식 서비스 덕에 식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대기 중이거나 이동하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뺏기지 않고 식사를 즐길 수 있었던 것은 낮은 조도의 조명도 한몫했다.
하우스오브신세계 푸드홀의 인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오픈 1년 만에 매출은 전년 대비 141% 증가했고 객단가는 3배 이상 뛰었다. 특히 퇴근 후 저녁 식사를 위해 찾는 이들이 많아 오후 6시 이후 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한다. 또, 신규 고객 수가 전년 대비 61% 증가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2030대였다.
저녁 식사를 한 식당 옆에 자리한 칵테일바에선 바텐더의 칵테일 섞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8월초 백화점업계 최초로 문을 연 칵테일바 ‘슈퍼스타 by 폴스타’였다. 신세계에 따르면 20대에서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칵테일바를 방문하고, 오후 7시 이후부터는 특히 30~40대 여성 고객이 많이 찾는다. 바텐더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다음엔 혼자가 아닌 친구와 함께 이 공간을 다시 찾고 싶어졌다. 미식 체험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던 길, 입구 카페에 앉아 있던 한 커플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여기 칵테일 바도 있던데, 다음 주엔 거기도 가자. 라멘도 먹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