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층마다 다양한 경험 제공
LG전자의 과거와 미래를 한눈에

서울 강남 학동사거리. 교차로를 사이에 두고 LG전자와 삼성전자의 대형 가전 매장이 정면으로 맞서 있다. 국내 최대 상권 한복판에서 두 브랜드의 기 싸움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자리다. 그 한복판에 LG전자가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 ‘D5’를 열었다. 기술과 예술을 한데 묶어 체험으로 풀어낸 공간이라고 했다. 직접 들어가 보기로 했다.
22일 찾은 D5는 기존 LG베스트샵을 새롭게 꾸민 매장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건 은은한 향. “D5에서만 맡을 수 있다”는 조향이라는데, 확실히 다른 매장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냈다. 향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니 가장 먼저 눈길을 잡아끈 건 거대한 스크린. 1층 벽을 타고 2층 천장까지 치솟은 ‘오벨리스아트월’이 웅장하게 방문객을 맞이했다.
이곳에서는 LG전자의 주력 기술 OLED TV가 중심에 있었다. 특히 고(故) 김창열 작가의 대표작을 OLED 패널로 구현해 놓은 모습은 TV 전시라기보다 전시회에 온 듯한 느낌을 줬다. 얼마 전 LG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김 작가 회고전을 공동 개최했다는 설명을 듣고 나서 보니, D5 곳곳에 배치된 그의 작품과 오브제가 공간을 갤러리처럼 바꿔놓는 이유가 이해됐다.

2층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TV·음향(AV)·IT 제품 체험 공간이 펼쳐졌다. OLED TV, 시네빔, 사운드바가 몰입형으로 배치돼 있어 마치 집 안에 작은 영화관을 차린 듯한 경험을 줬다. 이곳에서도 OLED 화면을 통해 김 작가의 작품이 4K 영상으로 상영되고 있었다.
3층은 분위기가 달랐다. 생활가전 존에 들어서니 신혼부부들이 특히 좋아할 만한 공간이라는 설명이 실감났다. ‘트롬 존’에서는 세탁물에 따라 세탁과 건조를 자동 조절하는 ‘AI DD 모터’와 6모션 기술을 투명 OLED로 구현해놓았다. 옆으로는 ‘핏앤맥스 존’이 있어 가족의 생활 패턴에 맞춘 주방 공간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가운데에는 공기청정기 수십 대가 원형으로 서 있는 ‘청정 케어라운지’가 자리 잡고 있었다. 공기가 순환되는 느낌을 직접 체험할 수 있게 꾸며놓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4층에 올라가자 집 안 쇼룸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와 ‘오브제 컬렉션’이 인테리어와 함께 전시돼 있었는데, 실제 주거 공간에 들어온 것처럼 가전과 인테리어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다.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공간 속에 녹여놓은 점이 돋보였다.
마지막 5층은 LG의 과거와 미래를 담아낸 곳이었다. ‘헤리티지 라운지’에서는 1958년 금성사 창립부터 현재까지의 발자취를 영상으로 돌아볼 수 있었다. 이어진 ‘비전홀’에서는 투명 OLED로 만든 대형 원통형 조형물이 중심에 서 있었다. 스크린이 회전하며 창처럼 열리자 바다, 은하수, 스테인드글라스 영상이 차례로 등장했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LG의 방향성을 시각적으로 압축해 보여주는 듯했다.

체험을 마친 뒤에는 간단한 다과가 마련돼 있었다. 눈에 띈 건 ‘화담 송담차’. 130여 그루의 소나무가 자생하는 LG화담숲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차라는데, 은은한 향이 공간의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렸다. 매장을 둘러본 후 마시는 차 한 잔이, ‘기술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각인시키는 듯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