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이블코인 입법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4대 은행들이 서클(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과의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국제 송금 공조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은 이번주 방한 예정인 히스타버크 서클 총괄 사장과의 면담을 검토 중이다. 은행 관계자는 "서클 측으로부터 회동을 제안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만날지는 아직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 선점을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글로벌 발행사와의 협력을 마다할 가능성은 낮다. 이에 은행들은 내부 준비상황 등을 점검하며 행장이나 금융지주 고위임원의 동석 여부를 조율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은행권과 서클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통 및 송금,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은 6월부터 그룹 차원의 '가상자산 대응 협의체'를 출범했으며, 최근에는 이를 정식 조직인 '스테이블코인 분과'로 확대 개편했다.
신한은행 역시 은행연합회를 통한 공동 발행 논의에 참여하는 동시에 자체 운영 중인 배달 플랫폼 '땡겨요'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나금융은 글로벌 송금과 결제 수단으로의 활용 가능성에 대비해 규제 환경, 인프라, 기술 요건 등을 면밀히 분석 중이다. 또한 지난해 글로벌 커스터디 기업과 함께 세운 합작사 '비트고코리아'를 통해 수탁업 인허가 절차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자산 전담팀을 중심으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준비하면서 관련 상표권 20건을 출원했고, 공동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가상자산을 넘어 금융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며 "은행권의 선제적 대응은 향후 지급결제 시장 주도권과 직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