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분양 시장에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을 제외하면 대부분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 분양 단지 10곳 중 8곳은 미달을 피하지 못했고 절반 이상은 소수점 경쟁률에 머물렀다. 초강력 대출 규제로 부동산 매수심리가 위축된 상황이라 한동안 분위기 전환이 어려울 전망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1·2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이외 지역의 민간 분양단지는 총 45곳(조합원 취소분은 제외)이다. 이 중 37곳은 미달이 발생했다. 모든 주택형에서 미달이 나온 단지만 17곳이다. 지방은 물론이고 수도권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 김포시에 들어서는 '해링턴플레이스 풍무'는 1~2BL의 모든 주택형이 미달됐다. 3BL은 총 6개 주택형 중 5개가 미달됐고 59㎡ A만 1순위 기타지역에서 모집 가구 수를 채웠다. 용인시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과 이천시 '부발역 에피트 에디션', '광주 탄벌 서희스타힐스 2단지'도 모든 타입에서 접수 건수가 모집 가구 수를 밑돌았다.
부산 '쌍용 더 플래티넘 서면', 충북 '충주연수 경남아너스빌 센터원', 경남 '트리븐 창원', 대전 '대전 하늘채 루시에르(1회차), 전남 '파크레스트 해남' 등도 마찬가지다.
경쟁률이 1대 1을 밑돈 단지도 25개로 절반이 넘었다. 충남 '아산 신창1차 광신프로그레스'는 450가구 모집에 10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0.02대 1에 불과했다. 경기도 평택시 '브레인시티 메디스파크 로제비앙 모아엘가'(0.03대 1), 충남 '부여 골드클래스'(0.09대 1)도 경쟁률이 0.1에 못 미쳤다.
두 자릿수 경쟁률을 나타낸 곳은 대구 '대구 범어 2차 아이파크'(75.19대 1)와 부산 '써밋 리미티드 남천'(23.59대 1), 인천 '검단호수공원역 중흥S-클래스'(13.93대 1) 등 3개 단지뿐이다.
반대로 서울 분양 단지는 예외 없이 많은 사람이 몰리고 있다. 서울 성동구 '오티에르 포레' 40가구 모집에 2만7525명이 접수해 690대 1에 육박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영등포구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191.35대 1)와 동대문구 '제기동역 아이파크'(92.18대 1)도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들 3곳은 모두 1순위 마감했다.
올해 전체를 봐도 서울만 두드러진다. 부동산R114의 자료를 보면 올해 전국 기준 1·2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7.28대 1인데 서울은 96.83대 1로 100대 1에 가깝다. 광주(0.53대 1)와 대전(0.31대1), 전남(0.21대1), 제주(0.48대1)는 소수점 경쟁률에 불과하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서울은 미래가치 등을 보고 유입되는 수요가 있어 청약 성적이 잘 나오고 있지만 다른 지역은 일자리 여건 등이 좋은 일부 단지만 관심을 받는다"며 "선별 청약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이외 지역의 분양 시장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 책임연구원은 "수요가 살아나야 분양시장에 활기가 돌 텐데 '6·27 규제'로 부동산 전반에 대한 매수심리가 위축된 측면이 있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으로 자금 여력이 제한돼 신중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 미분양 적체까지 생각하면 어려운 상태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