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 교섭·안전보장 등 논의
트럼프, 러시아안 수용 압박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유럽 정상들과 만난다. 이에 4년차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이 변곡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폭스뉴스·CNN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 후 엑스(X·옛 트위터)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으로 18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 다른 유럽 지도자들과의 회담에 참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비롯해 동석이 확정된 이들은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등이다.
백악관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양자 회담으로 시작된다. 이어 두 정상은 다른 유럽 정상들과 함께 단체 회담을 할 계획이며 오찬까지 같이 할 수도 있다. 주요 의제는 △영토 교섭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 확보 △무조건적인 휴전 교섭과 포괄적 평화 합의 간 우선순위 설정 △대러 제재 강화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와의 회담이 잘되면 22일까지 푸틴과 3자 회담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약속하는 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알래스카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지만 휴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빈손으로 마무리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러시아에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해 왔으나 회담 이후로는 영토 협상을 포함한 포괄적 평화 합의를 우선시하는 등 러시아쪽으로 입장을 돌연 선회했다. 더 나아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영토 양보를 포함한 러시아 측 협상안을 수용하라고 강도 높게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크림반도 반환과 나토 가입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 박으며 우크라이나에 합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유럽 정상들이 젤렌스키 대통령 지원사격을 위해 이례적으로 백악관까지 대거 동행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에 미국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킨다는 목표도 세웠다. 무엇보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홀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경우 2월 백악관 회담 때처럼 ‘공개 면박’을 당하고 일방적으로 영토 양보를 강요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측에 유리하게 매듭짓는 전쟁은 대서양 동맹의 근간인 나토 체제를 흔들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정상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에 내주는 어떤 제안도 일관되게 거부하고 있다. 그는 브뤼셀에서 기자들에게 “영토 문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므로 오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그리고 미국이 참여하는 3자 회담에서만 논의될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 러시아는 3자 회담에 응할 어떤 신호도 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