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전세 비중이 줄고 월세 계약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전세 중심의 임대차 구조가 점차 전세와 월세 간 균형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서울 아파트 임대차 거래 가운데 신규 계약 건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세 비중은 52%로 전년 동월(59%) 대비 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월세 비중은 41%에서 48%로 7%포인트 상승하며 두 유형 간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전·월세 구분을 보다 세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보증금 대비 월세 수준’을 기준으로 한 확장 지표를 살펴보면 전세에 가까운 계약 비중은 1년 새 6%포인트 줄고 월세에 가까운 계약은 같은 폭만큼 증가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전세 유사 계약 비중은 대부분 50%대 중반 이하로 유지되고 있는 반면 월세 유사 계약은 40%대 후반까지 비중을 확대하는 흐름이다.
특히 동대문구(62%), 강북구(60%), 종로구(59%), 용산구(57%), 금천구(55%), 중랑구(54%), 강남구(53%), 중구(53%) 등에서는 월세 비중이 전세를 웃돌았다.
이 중 용산·강남·중구·종로 등 중심권 지역은 직주근접 수요가 집중된 고가 주거지로 전세금 마련 부담이나 유동성 선호 성향이 강해 상대적으로 월세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동대문구와 중랑구는 ‘휘경자이 디센시아’, ‘리버센 SK뷰 롯데캐슬’ 등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초기 자금 부담이 작용하면서 월세 거래가 활발했다. 도심 접근성이 우수하면서도 자금 여력이 제한된 실수요층이 몰리는 지역으로 실질적인 주거 수요가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반면 도봉구·동작구·양천구·성북구·노원구 등은 여전히 전세 비중이 절반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 수급 상황, 가격대, 선호도 등에 따라 임대차 구조의 변화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임대차 시장이 전세 중심에서 월세 중심 구조로 서서히 이동하는 배경에는 금리 수준, 전세대출 규제 강화, 보증 한도 축소 등 자금 조달 환경의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27일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대책 이후 전세금 마련이 더 어려워지면서 초기 자금 부담이 적은 월세 계약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직방은 “고가 주거지에서는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월세 계약으로 옮겨가고 있고, 자금 여력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월세 선호가 구조적으로 심화되고 있다”며 “향후 전세대출 제도, 공급 여건, 금리 및 금융 규제 등 시장 변수에 따라 변화 가능성은 있으나, 당분간은 월세 중심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