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등 규제 강화, 건설업계 변수로 떠올라

최근 잇따른 중대재해 사고와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 발표로 건설업종의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11일에는 DL건설의 아파트 현장 추락 사고가 발생하며 모회사 DL이앤씨의 주가가 하루 만에 9.2% 급락하는 등 안전 리스크가 주가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산업 재해를 줄이기 위해 건설업 면허 취소 방안을 검토하는 등 강력한 처벌 의지를 보이고 있어, 건설사들의 고강도 대응이 공사 기간 지연과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업의 중대재해는 특정 기업의 문제라기보다는 복잡한 하도급 구조 등 업계 전반에 깔린 고질적인 구조적 문제에 가깝다. 국내 건설 현장은 원도급사 아래 1차 하도급을 넘어 2차 하도급 및 개별 기능공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재하도급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공기 단축과 원가 절감 압력은 안전 관리를 소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 주가가 단기적으로 안전 리스크와 정부 규제에 대한 우려로 인해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안전 관리 의무 위반으로 사망사고 발생 시 영업정지 1년 또는 매출액의 3% 이내 과징금 부과를 골자로 하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을 추진하는 등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의 대응 비용이 증가하고 공사 기간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 단기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긍정적 시각에서는 부동산 가격의 추세적 하락 가능성이 낮고, 2025년과 2026년에는 고원가 현장 준공에 따른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저조한 주택 입주 물량과 제한적인 공급이 부동산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업종의 실적 개선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키움증권 신대현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건설사고와 정부 규제에 따른 시장 센티먼트 약화로 주가 부진이 지속할 수 있다”며 “그러나 부동산 가격의 추세적 하락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2025~2026년에는 고원가 현장 준공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낮은 입주 물량과 제한적인 공급에 대한 우려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며 건설업종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높은 부동산 가격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매수 심리 위축, 그리고 경쟁 심화로 인해 향후 주택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공사비 부담이 여전하고, 규제 강화가 장기화할 경우 건설사들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iM증권 배세호 연구원은 “최근 산업 재해 관련 건설사들의 강도 높은 대응은 하나의 산업 재해로도 건설사 주가의 하락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며 “또 노란봉투법의 본회의 처리 결과도 건설 업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데, 건설업은 대형 현장의 경우 대부분 수백 개의 하청업체가 참여하는 형태라 타 산업 대비 더욱 노사 문제가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어 공사비 상승과 공사 기간의 지연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