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너머] K-의료관광, 월드클래스 아닙니다

입력 2025-08-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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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0만 외국인 환자 시대 열었지만, 제도적 지원 뒤따라야

2024년 한국 의료관광이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환자 100만 명 시대’를 열었다. 정부와 지자체, 업계가 한마음으로 해외 환자를 유치한 성과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50만 명도 채 되지 않던 수치가 불과 몇 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니 양적 성장은 분명 눈에 띈다.

하지만 화려한 숫자 뒤에는 여전히 구조적인 불안정이 자리하고 있다. 2023년 외국인 환자는 60만 명대였고, 100만 명을 넘긴 지난해에도 각종 지원 프로그램과 인센티브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었다.

실제로 외국인 환자 유치의 상당 부분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홍보 마케팅 지원, 전담 코디네이터 파견 등 ‘공적 개입’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정부는 의료관광의 핵심 축 중 하나인 미용성형 분야의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를 올해 말로 종료하기로 했다. 성형·피부미용은 전체 외국인 환자의 절반 이상인 68%를 차지한다. 세제 혜택이 사라지면 비용 부담이 커지고, 가격 경쟁력은 떨어진다. 환자들이 발길을 돌릴 가능성은 불 보듯 뻔하다.

글로벌 의료관광 시장은 매년 20% 넘게 성장하고 있으며, 1인당 의료관광 소비 지출액도 3550달러(491만 원)로 일반 외국인 관광객(1063달러)보다 3배 넘게 많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는 이미 의료관광 시장에서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태국, 싱가포르, 튀르키예 등은 의료 서비스와 관광을 결합한 패키지 상품, 장기 체류 프로그램, 전담 정부 부처의 지원까지 총동원한다. 중국도 하이난성을 중심으로 의료관광 총력전을 선포했다. 반면 우리는 K-뷰티, K-콘텐츠라는 문화적 후광에 기대는 면이 크다. 브랜드 파워는 인정받지만 서비스와 제도의 완성도 면에서는 여전히 ‘월드클래스’와 거리가 있다.

의료관광은 단순히 외국인 환자 유치 숫자 경쟁이 아니다. 의료기술의 신뢰도, 서비스 접근성, 가격 정책, 사후관리 체계가 함께 받쳐줘야 지속 가능하다. 정부가 발을 빼면 산업은 금세 음지로 숨어든다. 브로커 중심의 불투명한 시장이 재등장하고, 질 낮은 시술로 인한 분쟁은 한국 의료에 대한 신뢰를 낮출 수 있다.

100만 명을 넘겼다는 성과에 도취하기엔 이르다. 양적 성장의 다음 단계는 질적 완성이다. 정부와 업계가 함께 ‘K-의료관광’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설계하지 않는다면, 월드클래스는커녕 다른 국가에 뒤처질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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