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아이지 본사에서 만난 김창일 아이지 대표는 테크에듀 전문기업 아이지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아이지는 2009년 설립된 테크에듀 기업으로 스마트팩토리 기반의 직업훈련 교육 장비와 시스템을 개발한다. 실습 환경에 최적화된 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대학 및 기술교육원, 공공훈련센터 등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다. 2013년도에는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아 이노비즈(우수한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한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인증을 획득했다.
아이지의 사업은 △첨단기술교육사업 △산업용 솔루션 사업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업 △해외사업 등 크게 4개 영역으로 나뉜다. 첨단기술교육사업에는 반도체 산업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장비 개발 사업이 포함된다. 반도체 칩 설계와 제조 과정에서 학생들이 직접 조립·분해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제공한다. 이날 김 대표는 회사 내에 구현한 반도체 공정 실습 장비(SCM)를 직접 소개했다. 해당 장비는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고등학교 및 특성화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다.
핵심 보유 기술을 이용한 첨단 스마트팩토리 구축도 기술교육사업 중 하나다. 스마트팩토리는 아이지가 그간 일궈온 성장의 중심축으로 스마트팩토리 교육 장비는 한국폴리텍대학, 직업계고등학교 등에 공급돼 왔다. 특히 스마트팩토리 교육을 위한 MES(제조 실행 시스템),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콘텐츠, 디지털트윈 기반의 교육용 소프트웨어도 자체적으로 개발한다.
김성태 아이지 부사장은 "창업 초기부터 현재 회사의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 지도 교육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가상환경 속 기술 교육 개발에 공을 들이며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이날 아이지의 한 직원은 고글을 착용한 채 가상현실 장비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지금은 '스마트'라는 키워드가 익숙하지만 10년 전엔 스마트팩토리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했다"며 "삼성과 같이 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를 국내 처음으로 만들었고, 현재 스마트팩토리를 비롯해 반도체나 인공지능(AI) 인력 양성에 맞는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필요한 실습용 기자재 공급과 강사 파견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지는 자동화설비, 검사장비, 로봇 시스템, 센서, 통신장치 등 하드웨어 제작 역량과, MES, AR·VR 콘텐츠, 디지털트윈, AI 분석 등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모두 보유한, 사실상 스마트팩토리 통합 공급사다.
기술교육 사업과 스마트팩토리 사업의 노하우는 산업용 자동화 설비를 제작하는 기술로 이어졌다.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 기술이 접목된 형태의 솔루션 장비 개발이다.
대표적인 게 제품 라벨 자동 생산·부착 방식(DX Labeler.라벨러)이다. 아이지는 그간 수작업이나 반자동화로 해온 라벨 공정을 라벨롤을 교체하지 않고 부착하는 식으로 디지털화하면서 공정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세계 최초 개발로 현재 해외 특허를 출원 중이다. 이는 스마트팩토리 전환의 사각지대를 혁신 기술로 해소한 사례로도 꼽힌다. 해당 장비는 LG전자 폴란드 공장과 오스템 대구공장 등 국내외 주요 제조 현장에 도입돼있다.
아이지에 혁신성의 뿌리가 내려진 데에는 김 대표가 아이지의 부설연구소장을 겸임하면서 연구개발(R&D) 중심의 기업 문화를 구축한 영향이 컸다. 사내 교육 프로그램과 박사학위 지원 등 임직원의 전문성 향상을 강조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전체 인력(75명)의 약 65%를 기술인력으로 구성해 기술 중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아이지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스마트팩토리 실습 장비와 DX 콘텐츠를 동남아시아와 중동, 유럽 등 해외 교육기관 및 기업에 수출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케냐 고등과학기술원에 교육장비를 공급하고 기술 이전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총 매출액은 237억 원으로 이 중 약 19억 원은 해외시장에서 거뒀다.
최근엔 첨단 기술과 관련한 플랫폼을 제작 중이다. 국내에서 쌓은 테크에듀 기술을 플랫폼에 집약해 전세계적인 교육기술의 표준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아이지는 기술 혁신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이 투자금을 플랫폼 제작에 투입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이지가 만든 플랫폼은 단순한 교육의 장을 넘어, 전 세계의 기업과 교육기관, 미래 인재들이 만나고 성장하는 기술 교육 허브가 될 것"이라며 "K-테크에듀를 세계 기술 인재 양성의 표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